> 문화/연예 > 문화/공연
송보영 화가 "어떻게 하면 따뜻하게 위로가 되는 그림이 될 수 있을까?"
지윤석 기자  |  jsong_ps13@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1.02.16  18:37:2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김치는 외형적으로, 눈에 보이는 사물을 뜻하죠. 저는 작가로서 그림은 심미적인 해석과정을 동반한다고 생각해요. 같은 이유로, 작가 내면에 있는 어떠한 세계가 작품에 표출되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물이 주는 보이는 시각적 요소를 넘어, 담겨 있는 느낌에 좀 더 집중을 하는 것이죠. 한번은 김치작품 연구를 위해, 김치박물관을 직접 찾았었어요. 박물관 전시콘텐츠 중 아주 작게, 뽀글뽀글 움직이는 유산균을 직접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붉은색, 푸른색을 띄며 하나씩 움직이는 유산균을 보고 나니 마치 사람이 움직이는 동작처럼 무한한 생명력이 느껴지더군요. 김치그림을 그려오며 그 속의 보이지 않았던 유기적인 부분들이 마치 생물학적으로, 우주처럼 엄마의 품속 같은 느낌을 주는 첫 만남이었어요. 김치 유산균 그림을 그리게 된 바로 첫 계기가 되기도 했죠. ‘회화적으로 풀어보면 정말 다양한 작품으로 나올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화가로서 참 설렘을 주었던 만남이었어요”

 

치열한 연구 끝에
결국 색다른 그 무엇이 표현되더라


물론 처음엔 그리 쉽지 않는 과정이었다. 일일이 자료를 찾아가며 연구하고, 때론 생략을 하고 색을 바꾸고 크기를 달리하기도 하며, 작가만의 회화적인 요소를 드러내기 위해 여러번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했다. 아직까지 김치유산균을 표현했던 작가 및 화가들이 없었으니 아마도 당연한 절차였으리라. 그 끝에 송보영 화가는 ‘결국은 색다른 그 무엇이 표현 되더라’라고 짧게 회고했다.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구상이 될 수도, 비구상이 될 수도 있는 김치 유산균 그림은, 기존 김치그림을 제외하더라도 보다 다양한 표현을 하길 원했던 송보영 화가의 작품적 갈증을 해소시킨 그 무엇이었다.

 

   
 

“저 나름대로 다른 세계관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어 참 즐거웠던 작업인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김치유산균그림을 그리며 사람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김치유산균을 자세히 현미경을 통해 들여다보았을 때 눈, 코, 입이 모두 있는데 생김새가 모두 다른 점도 그렇고, 생성되고 나면 소멸(인간에 비유하자면 죽음)에 다다르는 점도 그렇구요. 무엇보다도 이 유산균들이 함께 모인 모습이, 마치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과도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회화적으로 완성된 김치 유산균 그림으로 다양함과 건강한 느낌을 준다는 것은 꽤 매력적인 요소였다. 더불어, 김치 유산균 그림은 송 작가 개인에게도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새로운 것들을 창조해낼 수 있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녀의 표현대로라면 똑같은 그림을 기계처럼 그려내는 행위는 곧 작가의 성장이 멈춤을 뜻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꽤 걸려도 기쁘게 해낼 수 있었던 이유


앞서 잠시 논했듯, 모두 같은 시선을 가질 수 없을 비슷하면서도 다른 인간과 다른 시각이 존재하기에 누군가는 사과그림을 봐도, 꽃 그림을 봐도 다르게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일반적인 상황 속에서 송보영 화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평이 그저 고맙다는 표현을 남겼다.

“김치그림은 구상, 김치유산균은 비구상, 많은 분들이 나름대로 감사한 평을 남겨주시더군요. 저 역시 작가로서 그 경계를 넘나들 수 있으니 어떻게 보면 참 행운을 받은 거라 생각 됩니다. 김치유산균그림은 개인적으로도 새롭게 도전하는 부분이었기에 줄곧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여행하는 느낌으로 작업을 하나하나 해나갔습니다. 마침내 제가 할 수 있는 회화적인 요소를 모두 넣어 200호를 그렸는데. 그게 그렇게 기쁘고 재미있더군요. 늘 국전에 작품을 제출할 때마다 저는 유산균이라는 본질을 찾아가는 여행과도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마치 논문을 발표하듯이 말이죠. 물론 너무나도 과분한 입선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지만, 결과 여부와 상관없이 저는 김치유산균을 연구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참 행복했어요. 물감 양을 조절하는 것부터, 번지는 점을 예측하는 것까지 이러한 작업들은 그야말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 붙어서 몰입해야 하는 작업이지만 시간이 꽤 걸려도 기쁘게 해낼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앞서 말씀드린 행복함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제가 표현하고 싶은 재미있는 요소를 넣어서 누군가에게 선보이는 재미라고 할까요?”(송보영 화가의 김치유산균작품은 구상 2회, 비구상 4회로 국전에 총 6번 입선하는 쾌거를 올리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어떻게 하면
따뜻하게 위로가 되는 그림이 될 수 있을까?


김치그림과 김치유산균그림, 그 이상의 더 다양한 라인업들이 나올 수 있을까. 송보영 화가에게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매일 끊임없이 생각해요.(웃음) 김치와 유산균을 같이 어우러지게끔 하는 그림도 중간 중간 시도를 했었어요.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니, 결국 어느 한 부분은 단순화시켜야 하더군요. 만약 김치가 주연이라면 김치유산균이 조연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처럼요.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김치와 김치유산균을 같이 어우러지게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는 요소를 찾고 있는 활동이 저의 요즘 일상입니다. 눈으로 직접 보이는 요소와 내면의 요소가 함께 담겨있는 작업이니, 정말 좋은 조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치 인연처럼 김치그림을 그리다 김치유산균을 발견했으니, 아마 죽을 때까지 연구하지 않을까요?(웃음)”


흔히, 김치유산균은 류코노스톡, 바이셀라(맛있는 김치의 맛, 시원한 감칠맛을 만드는 유산균), 락토바실러스(김치가 시었을 때, 시큼한 맛을 내는)로 나뉘는데 송보영 화가는 줄곧 락토바실러스를 먼저 연구하고 많은 작품을 그려냈다. 다시 말해, 앞으로도 연구하고 헤쳐 나가야하는 표현할 대상이 많이 남은 셈이다. 어떻게 하면 더 사람들이 바라보았을 때 숙성된 김치유산균이 따뜻함을 줄 것인가에 대하여, 이론적인 지식과 작가로서의 상상을 재차 시도해보려는 과정을 그녀는 요즘도 겪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하여
보통 일 년에 1~2회 정도의 전시회를 계획하고 작품활동을 해나가는 송보영 화가는 지난해 연말, 전라북도 장수미술관에서 송보영 김치전을 전시하며 2020년을 마무리했다. 김치그림에 대한 호평으로 벌써부터 다음 김치유산균그림에 대한 전시회도 기획 중에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각종 단체전 전시일정(2021 대전미술제, 3월 18일 ~ 3월 26일, 대전미협 여성특별 위원회 정기전 6월 22일 ~ 6월 27일)을 시작으로, 오는 11월엔 평택도서관 비전갤러리에서 보름간 ‘송보영개인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물론 김치유산균도 유산균이지만, 김치를 소재로 좀 더 현대적인 부분을 재해석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꼭 회화적인 면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이 김치그림을 보며 더 친숙하게 느껴지게끔 말이죠. 지난 하반기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야기했지만 제가 김치를 너무 좋아하고 김치가 갖고 있는 정서(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를 모두 담아내고자 하니, 그림을 그리면서도 엄마가 얼마나 우리를 사랑했는지, 얼마나 가족을 사랑했는지, 엄마가 얼마나 헌신하고 노력하셨는지에 대해 늘 체감하며 그 과정을 발견하고 찾아가는 저를 발견합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김치를 그릴 수 있어 감사하고, 김치유산균으로 회화적인 부분을 표현하며 연구를 끊임없이 할 수 있어 행운이지 않을까요?”


작품에 임하는 작가 및 화가들은 늘 소재에 목마른 것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송보영 화가는 가진 요소가 정말 많은 부자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그녀가 힘들 때 그리는 김치유산균, 그녀가 행복할 때 그리는 김치유산균이 모두 다르게 느껴지듯, 송 화가의 작품엔 일련의 과정을 바라보는 묘미가 있다. 마치 힘든 사람이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고 어려운 사람이 힘을 낼 수 있었으면 하는 그녀의 바람이 온전히 담겨진 하나의 삶이자 인생을 보는 듯 하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뜻한 위안을 받고, 행복할 수 있는 소망의 종착점, 송보영 화가에게 그것이 바로 작가로서의 종착점이지 않을까.

 

※ 송보영 화가 프로필

현) 한국미술협회
대전미술협회, 대전사생회
대전구상작가 협회, 대전미협 여성특별위원회

충북대 평생교육원 수채화 강사
충북교원 예술 연구회 강사

지윤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가장 많이 본 뉴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뉴스앤매거진 파워코리아 대표 백종원  |  서울특별시 광진구 중곡동 162-3번지 2층  |  대표전화 : 02-466-5085  |  팩스 : 02-444-0454
대표메일/제휴광고문의 : bridgekorea@naver.com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백종원(bridgekorea@naver.com)  |  사업자등록번호 : 212-23-25879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종원
Copyright © 2021 월간파워코리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