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청지리산산업곤충조합 제품 라인업

경남 산청군이 ‘산청지리산산업곤충협동조합(이사장 윤철호)’을 중심으로 지역 내 곤충사욕 농가의 생산/유통 역량 강화에 나선다. 산청군은 이를 위해 지난 4월 매주 금요일 곤충사육농가를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차황면에 소재한 산청곤충자원화보육센터에서 진행되었다. 이와 함께 산청지리산산업곤충협동조합은 갈색거저리를 원료로 한 상품개발 및 마케팅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산청군과 산청지리산산업곤충협동조합은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2021년도 곤충산업 육성지원 공모’에서 '곤충 유통사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2억 4천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인류에게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는 곤충산업은 인구 증가와 기후변화를 맞아 세계 식량난을 대비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산업이 될 전망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여러 지자체와 민간 업체들이 곤충산업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본지에서는 국내 곤충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산청군과 그 중심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산청지리산산업곤충협동조합’을 찾았다.

동의보감의 고장이자 국내 최대 약초/곤충 서식지 ‘산청군’
경남 산청군에 위치한 황매산, 굽이굽이 소백산맥의 줄기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넓은 부지가 나타나고, ‘산청지리산산업곤충협동조합’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산청은 예로부터 물이 맑고, 공기가 깨끗하기로 유명하다. 국내 최대의 고산 철쭉자생지 황매산과 약초가 많기로 유명한 지리산, 꼬마잠자리 서식지인 둔철늪 등 수많은 약초와 다양한 곤충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산청은 동의보감의 허준과 스승 유의태 선생의 고향이자 본거지로 활동하던 곳이기도 하다.
동의보감(東醫寶鑑)’ 탕액편 충부(蟲部)를 보면 95종의 곤충 약재에 대한 내용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곤충을 식용으로, 약용으로 이용해왔다. 종류에 따라 껍질이나 살점, 발, 다리, 오줌 등 여러 부위와 배설물을 질병 치료나 건강 유지를 위한 용도로 사용했다.

산청지리산산업곤충협동조합, 곤충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산청군을 식용곤충산업의 메카로...
곤충 박사로 유명한 윤철호 산청지리산산업곤충협동조합 이사장은 이곳 산청에 자리를 잡고, 국내 곤충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산청군을 국내 식용곤충산업의 메카로 만들어가고 있다. 윤 이사장은 “곤충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불포화지방산과 무기질 함량이 높은 영양식품으로 토지이용효율이 높고 번식능력도 뛰어나다. 미래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주요 먹거리가 될 것이다. 우리 조합은 곤충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한편 사육기술 보급과 제품개발, 마케팅 등으로 농가 소득을 증진하고 곤충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청지리산산업곤충협동조합은 2016년 8월 지역 5곳의 사육 농가가 힘을 모아 설립했으며, 현재 12개의 농가가 조합원으로 활동 중이다. 주로 갈색거저리(이하 고소애)를 사육/가공하고 있으며, 리드미(Lidemi)라는 브랜드로 ‘고소애누룽지’, ‘고소애영양분말’, ‘고소애오일’ 등 다양한 기능식 건강식을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 고소애누룽지는 가비쌀 89%와 고소애분말 11%가 함유된 건강한 간식이다. 최근 건강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이밖에도 갈색거저리를 말린 후 분쇄하여 만든 분말, 착즙하여 만든 오일 등이 건강식과 미용원료 등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2021년에는 곤충유통사업단에 선정되며 더욱 다양한 기능식을 개발 완료했으며, 곧 출시 예정이다.

고단백질 영양분과 다양한 약리적 효능,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최고로 각광받는 ‘곤충산업’
딱정벌레목 거저리과 곤충인 갈색거저리는 단백질과 오메가3/6/9 등 많은 영양성분을 가지고 있으며, 약리적 효능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박준성 교수(간담췌외과)와 영양팀, 농촌진흥청 연구팀이 암 수술 후 고소애 분말을 섭취한 환자의 영양 상태와 면역력 수치를 분석한 결과 고소애식을 섭취한 환자가 기존 환자식 대비 1.4배의 평균 열량과 1.5배의 단백질량을 더 많이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근육량과 제지방량은 각각 3.7%, 4.8%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암환자의 영양 상태를 평가하는 지표인 'PG-SGA' 결과에서도 고소애 섭취군의 90%가 기존 영양 상태를 유지하거나 개선된 반면, 대조군은 57.1%로 큰 차이를 보였다. 면역세포 중 자연살해세포(NK세포)와 세포독성 T세포(Cytotoxic T cell) 활성도는 고소애 섭취군에서 각각 16.9%,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면역력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또한 갈색거저리의 불포화지방산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올리엔산하고 리놀렌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노화 방지와 피부미용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이처럼 암 수술 환자의 영양 상태 개선과 면역력 증가 등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분석 결과와 노화방지/미용에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전국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아 한때 전국에서 사육하는 갈색거저리의 씨가 마르는 현상까지도 발생했었다.

순수단백질 65%의 ‘단백질쉐이크’, 항산화/항노화 및 항균효과에 탁월한 ‘오메가9플러스’
조합과 사육농가, 소비자가 모두 윈윈(Win-Win)하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
조합에서는 갈색거저리의 전국적인 보급을 위해 사육표준화/표준사료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하고, 다양한 기능식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가오는 7~8월에는 그동안 개발해온 여러 기능식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제품이 단백질쉐이크다. 물에 타서 흔들어 먹는 이 제품은 고소애의 순수한 단백질이 65%나 함유되어 있으며, 다양한 곡류를 조합하고 화학첨가물 대신 누룽지를 넣은 최고의 영양식이다.
고소애 오일에는 오메가3/6/9가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그중 오메가9 성분으로 만든 ‘오메가9플러스’도 눈여겨 볼만하다. 오메가9같은 경우 항산화/항노화 작용을 하고 치매 예방, 항균효과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질캡슐로 되어 있으며, 한미양행의 OEM생산으로 제품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밖에도 산청에서 재배한 친환경 유기농 쌀로 만든 과자(고소애 7% 함유)와 초코크런치 등의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조합에 속한 사육 농가는 사육에 전념하고, 제품의 판매와 유통은 모두 조합에서 책임지는 사업모델로 농가와 조합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윤 조합장은 “위 사업모델이 완성되면 더욱 확대해서 사육 농가에 우리가 종자를 공급하고, 한 달 뒤 다시 우리가 구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하려고 준비 중이다”고 언급했다.

공장 규모에 맞는 생산설비 확보가 가장 큰 과제
민·관이 힘을 모아 신성장동력이자 주요 미래먹거리 산업인 곤충산업의 발전 도모해야 할 때
조합에서는 곤충산업 외에도 2만 평의 넓은 부지를 활용하여 곤충과 다양한 생물 생태계를 조성한 곤충·자연체험학습장을 만들고 있다. 9월경 오픈 예정으로 학교 및 교육기관, 교육청과 협조하여 방과 후 수업이나 이동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전문 교사도 양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1.5km의 생물 터널과 포토존, 작은 동물농장 등 다양한 생태계와 즐길 거리를 마련하고 가족 단위의 여행객이 즐길 수 있는 족욕장 등의 휴양 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렇듯 곤충산업을 적극적으로 개발/육성하고 산청군의 청정 자연을 활용해 여러 유익한 관광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러 애로사항도 있다. 윤 이사장의 가장 큰 고민은 공장 설비다. 예산이 부족해서 공장 규모에 맞고,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 장비가 없다는 것. 곤충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분말화 장비만 해도 쓸만한 장비의 가격은 최소 5억원, 하지만 이곳에서 사용 중인 장비는 1700만원의 낡고 오래된 장비다.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에도 벅차다. 지난 몇 년간 경상남도에서 지원하는 해외 전시회에 여러 번 참가하여 수출에 관한 협의를 끌어내고 계약 직전까지 갔으나, 해외 업체에서 요구하는 생산량을 맞추지 못해 번번이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조합에는 귀농/귀촌을 원하는 이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윤 이사장은 “안정적인 수익과 판로개척만 주어진다면 이들을 적극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신성장동력이자 미래 주요 먹거리 사업인 곤충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 조합은 산청군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으며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조금만 더해지면 사업에 더욱 탄력을 받고 산청군을 곤충산업의 메카로 만들 수 있다. 우리 조합도 더욱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