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비향

다섯 번 깨운 술, 오양주로 전통주의 명맥을 잇다
우리술 품평회 연속 대상 수상, 대통령 만찬주 다수 선정

최근 주류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요즘 주류시장의 대세인 술은 무엇일까? 와인이나 위스키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겠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아마 전통주를 꼽을 것이다. 맛과 풍미가 살아있는 우리의 다양한 전통주가 술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술의 역사는 마한시대로 서기 전 1세기까지 올라간다. 조선시대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전통주는 약 400종,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은 전통주까지 더하면 약 1천여 가지의 전통주가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일제 강점기 시절 주세령과 한국전쟁, 그리고 빠른 근대화의 과정에서 설 자리를 잃었던 전통주가 다시 화려하게 부활했다. 더술닷컴(농림부와 aT 공동제작 웹)의 '트렌드 보고서 2020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를 보면 2016년부터 전체 주류 출고량은 계속해서 줄고 있지만, 전통주 판매량은 매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전통주는 그동안 인식 부족과 높은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아 왔으나, 최근 전통주가 고급주라는 인식의 변화가 생기면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통주가 새로운 주류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좋은술(대표 이예령)’에서 품질 높은 다양한 전통주를 생산하며, 소비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숙성하고 있는 술에 쌀을 다섯 번 더 넣다’ 다섯 번 발효한 한민족 전통의 ‘오양주’
경기도 평택에서 전통주와 사랑에 빠지다, ‘농업회사법인 ㈜좋은술’의 탄생
‘숙성하고 있는 술에 쌀을 다섯 번 더 넣다’ 오양주, 다섯 번 발효를 한 술이라는 뜻이다. 오양주 기법은 우리 땅에서 수천 년 동안 내려온 한민족 고유의 전통 양조법이다. 전통주는 원료와 제조방법, 숙성기간에 따라 천차만별의 맛을 가진 술이 나온다. 우리의 전통 누룩은 담금질을 많이 할수록 깊고 풍부한 맛과 깊은 향의 술을 만들어낸다. 이것을 위한 것이 바로 ‘기다림’이다. 오랜 기다림과 정성 끝에 최고의 전통주가 나온다.
‘농업회사법인 ㈜좋은술’은 전통적인 오양주 기법과 오랜 기다림, 그리고 정성으로 최고의 술을 빚어낸다. 이예령 대표는 “오양주는 고두밥에 물과 누룩을 섞에 발효를 하는 과정에서 밥으로 만든 덧술을 네 번이나 추가한다. 덧술은 누룩에 있는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덧술을 많이 할수록 미생물의 활동이 활발해지며, 좋은 술이 나오게 된다”고 언급했다.
2010년, 취미로 술을 빚던 중 이예령 대표는 전통주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농업회사법인 ㈜좋은술’이 시작되었다. 당시 전통주가 지금처럼 알려지기 전, 이 대표는 서울까지 전통주를 공부하러 다녔다. 그리고 계절에 맞는 꽃을 따서 술을 담그고 지인들과 나누었다. 지인들의 좋은 반응에 용기를 내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오양주로 오랫동안 술을 담그면 술이 참 맛있다.
이렇게 맛있는 술을 많은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오랜 기다림과 정성을 바쳐야 비로소 탄생하는 최고의 오양주 ‘천비향’
당시 전통주는 모두 단양주 혹은 이양주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길어봐야 20일이면 만들어지는 술이 좋은 맛이 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전통적인 오양주를 고집했다. 2주에서 1달 동안 발효, 3개월 동안 저온 숙성, 그리고 더 낮은 온도로 다시 3개월간 숙성. 그렇게 6개월이 훌쩍 지나야 이곳의 명품주인 약주 ‘천비향’이 탄생한다. 사용하는 쌀은 모두 평택에서 수확한 1등급의 햅쌀, 그중에서도 찰기가 좋은 슈퍼오닝 품종의 멥쌀과 찹쌀만 고집한다. 도정 후 1달 이내의 쌀만 사용하고, 인공감미료 및 방부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처음 몇 년간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제조 기간이 긴 만큼 만들기도 힘들었다. 버려지는 술만 수십 통이었다. 그렇게 많은 정성과 오랜 기다림으로 얻은 천비향의 맛은 과히 명품이라 불릴만했다.
천비향의 가장 큰 특징은 부드러움과 깊은 맛이다. 5차 발효 후에도 장기숙성을 통해 미생물이 많이 살아있어 술의 향이 오묘하고, 맛은 담백하면서도 매우 부드럽고 깊은 풍미가 난다. ‘천비향 생주’는 살아있는 효모와 유산균이 더욱 풍부하여, 더욱 진하고 깊은 맛이 난다.

평택에 이로운 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택이(澤利)’
명주라 함은 반드시 어떤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 세계의 명주들을 봐도 각 지역의 특산품에서 시작되었다. 지역의 산세와 지형, 지역 특유의 물맛에 따라서 술의 개성이 만들어지고 특산품이 된다. ㈜좋은술도 평택의 명주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술이 ‘택이’다. 평택의 ‘택(澤)’자와 이로울 ‘이(利)’자를 따와서 택이라 이름을 지었다. 뜻을 풀이하자면 ‘평택에 이로운 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라벨의 디자인도 평택의 두 물줄기가 만나는 지역의 형상을 그대로 따서 만들었다. 평택의 자랑 슈퍼오닝 품종의 쌀을 사용하여, 초창기에는 삼양주로 만들었으나, 현재는 오양주로 빚고 있다. 택이는 곡주로 막걸리보다 탁함이 덜하고, 탄산이 들어있지 않아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좋은술에서는 천비향, 택이 외에도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흥국쌀로 만들어 빨간 빛깔과 특유의 과일향이 인상적인 ‘술예쁘다’도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으로, 새콤달콤한 맛과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단맛과 산미, 바디감이 적당해 여성들에게 많은 인기가 있고, 연인들이 특별한 날 즐기기에 매우 좋다.
‘천비향 화주’는 최고급 프리미엄 제품이다. 다섯 번 담근 천비향 약주를 그대로 증류하여, 다시 3년 이상 숙성한 프리미엄 증류주로 높은 도수(43%, 53%)에도 굉장히 부드럽다. 오양주를 증류해서 향이 굉장히 다채로운 것도 특징이며, 잘 익은 곡물의 향과 꽃향, 과일향, 그리고 깊고 풍부한 맛이 난다.

청와대 대통령 만찬주, ‘한·아세안 정상회의’ 만찬주로 선정되며, 명주의 반열에 오르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통주는 싸구려 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던 소주와 막걸리의 가격은 단돈 1~2천원 정도였다. 이런 주류시장의 상황에서 오랜 기다림과 정성으로 탄생한 전통주의 가치를 알아주는 이는 없었다. 힘들었지만 인내했고 다시 기다렸다. 점점 기다림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우리술 품평회에서 수차례 대상을 받고, 세계 술 품평회서도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 2019년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함께한 자리의 만찬 메뉴에 올랐으며, 당해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의 만찬주로도 사용되었다. 최근에는 주말마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양조장을 찾는 전국 애주가들의 발걸음이 끊이지를 않고 있으며, 술을 맛본 근처 미군 부대의 미군들과 가족들까지도 자주 이곳을 찾으며, 높은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세계에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주를 알릴 것, 국민 모두 우리 전통주에 대한 자부심 가지길..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에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주를 알리겠다는 이예령 대표, 그녀는 지금도 양조학 대학원을 다니며, 제조기술을 공부하고 있으며, 양조 교육을 통해 양조 전문가 양성에도 여념이 없다. 올해 안에는 몇 년간 준비한 무궁화로 빚은 ‘무궁화주’도 출시할 계획이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우리 술을 잘 알려면 빚어보고 마셔봐야 한다. 더욱 많은 이들에게 전통주를 알려주고 싶다. 무궁화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술로 만들고 싶다. 무궁화도 직접 재배하고, 개발도 끝냈지만 의미 있는 이름을 짓고자 아직도 고민 중이다. 명주의 매력은 기다림이 아니던가. 조급함 없이 천천히 출시할 계획이다. 국민 모두 우리 전통주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