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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민화였기에 가능한 일들’ 내담 이혜원 작가와의 민화 이야기
지윤석 기자  |  jsong_ps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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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1.03  13: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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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이혜원 작가]

 내담 이혜원 민화작가를 처음 만난 건, 올 하반기를 시작하던 무렵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린 2021 따뜻한지 서울한지문화제를 통해서였다. 이혜원 작가가 선보인 작품 장막책가도기명절지도는 흔히 민화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 나오는 고풍스러우면서도 대중적이고 편안한 장점들을 모두 담고 있었다. 그 길로 이혜원 작가와 직접 인사를 나누며 이후의 좋은 만남을 기대했다. 한편, 민화는 우리네 정서가 짙게 밴 고유의 대중적인 그림으로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그런가 하면 최근엔 민화에서도 미인도,화접도, 초충도 등의 전통채색화를 필두로 현대적인 감각이 덧입혀진 작품들이 꽤 많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민화의 일부를 삽입한 전통굿즈 역시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으며, 그만큼 폭넓은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 이 달 위드코로나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지난 주말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 인천 홈리빙&생활용품 전시회에서 이러한 민화의 매력을 살린 라인업을 쉽게 발견할수 있었다. 본지는 이혜원 작가가 대표로 있는 월드민화센터의 초청으로, 직접 행사장을 찾아 작품을 감상하며 민화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그녀를 직접 인터뷰 해보았다.

 

민화가 생활 속으로

그간 알음알음만 했었지, 이렇게 대중적으로 에디션을 선보인 적은 이번 페어가처음인 듯 합니다. 그만큼 저에겐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1년에 한번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리는 민화아트페어가 있습니다. 민화아트페어를 보면서 함께참여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코로나192년째 열리지 못했었죠. 내년에 다시 열리게 될 민화아트페어를 앞두고, 준비하는 도중에 이번 홈리빙&생활용품 전시회에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실생활에서 보다 민화를 가깝게 만지고 활용하기 위해선, 원화는 한계점이 분명 존재했기에 여러가지 방법 및 콜라보레이션으로 에디션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이혜원 작가가 홈리빙&생활용품 전시회에서 선보인 민화라인업은 무드등과 텀블러, 용돈봉투, 원목티테이블, 우드티코스터, 아크릴티코스터 등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무드등과 텀블러는 민화의 원화를 고급한지에 프린트하고 한지로 된 무드등에 부착하여 제작되었으며 용돈봉투는 민화의 의미와 이야기가 한데 담겨진 특성을 그대로 봉투에 담아냈다. 원목티테이블은 나무작가 김혜인 작가의 순수 수작업으로 이뤄진 나무틀에 무광아크릴을 사용하여 민화로 완성된 테이블상판이 제작되었다. 그 이외에 원목에 아크릴을 조합하여 만든 컵받침에 화조도와 화접도를 부분적으로 활용한 부분도 상당히 눈 여겨볼만한 부분이다.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부분은 바로 원화 미니 에디션이다. 이혜원 민화작가는원화 미니 에디션은 벽에 거는 방식을 피하는 대신, 두 폭씩 대련으로 제작하여 테이블을 비롯한 어디에서도 세울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또한, 단품은 미니 이젤을 사용하여 거치하는 방식으로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민화로 소통하고, 행복하다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보면 오랫동안 활동해온 민화 작가에게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작품의 보존성, 그리고 특수성이 중요시 되는 실정에서 작품을 미니멀하게 또는 대량적으로 생산한다는 것에 대하여 보다 어려운 선택은 아니었는지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물론 처음엔 작가로서 고민이 많이 됐습니다. 하지만 원화의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원본을 훼손하는 것이 아닌, 보다 대중적으로 민화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될 수 있겠다는 부분이 더 컸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집에 그림을 걸거나 벽지로, 또는 창호에 그림을 붙일 정도로 우리 민족은 본래부터 그림에 관심이 많고 그야말로예술을 아는 민족이었죠. 현 시대에 들어와선 물론 값비싼 민화를 소장하는 분들도있지만, 때론 작품의 크기나 가격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케이스가 더러 있다는이야기를 자주 듣게 되었습니다. 민화작가로서 새로운 도전으로 원화보다 작은 크기로 민화를 제작하는 계기도 되었구요. 여러 해 전, 지인을 통해 갤러리 360’이라는 온라인 갤러리에서 제 작품을 전시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미술관과 소통하여 작품의 가치를 책정하는데, 제 민화그림이 1,300만원에 최종책정되었습니다. 물론, 정말 많은 시간 투자와 노력 끝에 탄생한 애정이 깃든 작품이었기에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론 민화그림을 1,300만원에 소장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더군요. 참 감사한 일이지만 민화에 대한 높은애착만큼, 보다 제 작품을 활용하고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대중적으로민화를 일상, 생활 속에 녹여내는 것 또한 민화작가로서 너무나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죠. 어떤 분께선 높은 가격 탓에 실제로 망설이는 분도 계셨습니다. 원화 에디션으로 제작하여 드렸고, 너무나도 만족스럽고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제 생각은 굳어졌습니다. 저 역시 민화를 그리면서 너무나도 행복해 했었는데, 보다 많은 분들이 민화를 보면서 행복해하면 더욱 의미있고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들게 된 거죠. 앞서 들었던 고민들이 전부 무색하리만큼 말입니다.”

 

민화작가로 삶이 달라졌다

행복을 나누고 싶어 작품과 강의를 지속하는 일상

공예디자인을 전공하고 바로 시각디자인 쪽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광고기획사에서 근무하며 광고를 만들고 디자인하는 작업을 꽤 오래 했었죠. 25살 때,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컴퓨터 그래픽이 들어오면서 관련 작업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컴퓨터 디자이너 1세대인 셈이죠(웃음). 지금도 디지털화된 사진 파일을 보게되면 마음 속으로 뭔가 꿈틀거리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그런 감각들이 굉장히 재밌고 많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이번 에디션을 선보이면서도 그런 디자인적인 능력을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한편으로 민화의 경우 외국인들도 높은관심을 보이고 있는 품목이기에, 보다 아름답고 세련되게 디자인이 돼서 나간다면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한 몫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퀄리티를 올리고 싶고, 특히 앞서 이야기한 에디션 라인업으로 민화 원화에 대한 관심도 역시 더욱 늘어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편, 이혜원 작가는 중국 산서대학교 초청 한국현대민화특별전, 한국/몽골 예술 교류전 New Line 등 주로 한국민화의 특징을 드러내는 단체전에 참여하며 열정적으로 활동해오기도 했다. “월간 민화와의 인연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좋은 기회로 월간민화 국장님께서 말씀하신 중국 국립 산서미술대학교와 중국 국립 태원진상박물관에 전시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에 민화를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에 망설임 없이 당연히 출품을 할 수 있었고요.또한 말씀하신 것처럼 약 2년 전에 한국민화진흥협회를 통해, 몽골에서 열린 전시교류전에 참여했던 기억도 납니다. ‘가응도라고 매를 표현한 작품이 있었는데, 몽골에선 매가 깊은 인연이 또 있기에 해당 민화를 출품하게 되었습니다. 포스터로제 작품이 메인으로 소개되었는데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더군요.”

이혜원 작가는 민화작가로서, 그리고 한편으론 학생들을 대하는 민화선생님으로서본인의 삶 자체가 너무나도 달라졌음 잘 알기에, 보다 대중과 소통을 하고 행복감을 나누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앞서 느낄 수 있듯, 민화라는 큰 테두리 안에 다양한 기획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도 같은 이유다. “처음 민화를 만나게 되었던 시점이 기억납니다. 민화라는 과목이 문화센터로 들어오기 시작할 때 강사세미나가 열렸고, 저는 그 세미나에 참여하여 처음 민화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민화에빠져드는데 단 3일이면 충분하더군요.(웃음) 그 후로 하루 8시간에서 10시간을, 거의 매일 민화 그림 속에 푹 빠져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약 1만 시간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하죠? 1만 시간을 온통 채우고 있는 민화는 제게 행복이며 즐거움입니다. 민화는 본을 가지고 그리는 그림이기에 때론 예술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기도, 심지어 학부엔 전공과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으로오히려 민화는 기법과 전통을 충분히 계승하면서도, 그 어느 예술 분야와도 콜라보를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바로 민화만의 매력인 셈이죠. 앞으로도 민화는 끊임없이변화하고 발전하며 적응해 갈 것입니다. 민화이기에 전부 가능한 일이죠

덧붙여 이혜원 민화 작가는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해외전시에도 참여하고 싶고 우리 민화의 위상을 몸소 알리고 느끼고 싶다. 또한, 전통 민화 재현파트및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민화들을 직접 찾아서 재현하는 한편, 컴퓨터그래픽과 한지공예와의 콜라보를 통해 저만의 방법으로 민화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해외전시는, 아직 코로나19로 인해 논하기엔 이른 단계일지는 모르나 직접 민화그림을 들고 저도 함께 나가서, 우리 민화의 위상을 몸소 느껴보고 싶습니다. 특히, 동양권을 제외하고서라도 미국영국유럽 등에서도 우리 민화에 대한 관심도가 굉장히 높고 활동이 활발하다고 하더군요. 더 넓은 곳에서 전시를 하며,민화작가로서의 감격스러움과 뜨거움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또한, 이달 11월에 창립되는 한지재단에서의 활동도 기대가 됩니다. 우리나라 한지가 화지로써 얼마나 좋은매력을 갖고 있는지 널리 알리는 한편, 훌륭한 한지 작가 선생님들과 콜라보를 이뤄민화와 한지(지호, 지승)의 만남을 완성도 높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작품 활동못지않게 현재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도 저에겐 너무나 소중한 일입니다. 먼 훗날,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제자들이 각자의 프로필에 내담 이혜원 사사라는 문구를 자랑스럽게 쓸 수 있는 그런 스승이 된다면 저는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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