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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자수 이병숙 작가와 초여름의 오후를 보내다이병숙 작가 첫 인터뷰
지윤석 기자  |  jsong_ps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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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1.18  13: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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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중자수’는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삼국시대 궁중에서부터 발전되어 왔으며 생활전반에 널리 활용되었던 예술이다. 5c 천마총에서 수를 놓은 금자락 옷, 유물이 발견됐다. 특히 한국인의 사상과 역사, 전통문화가 깃들어 있는 궁수는 궁(宮)에서 생산되고 수요되어 품격 높은 미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궁중에서의 일을 경축하고 기원하는 마음이 온전히 담겨있는 궁중자수는 왕위의 권위를 상징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백성들의 태평성대(太平聖代)를 염원하는 의도에서 제작되었고, 엄격한 권위주의 문화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짐으로써 궁중자수의 역사를 이어온 작가들의 빈틈없는 기(技)를 담고 있는 한국예술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 한창 꿈에 젖을 나이인 24살 때부터, 창가에서 바라본 궁중자수 병풍 1폭에 온통 마음이 매료되어, 궁중자수에 대한 열정과 의지만으로 40년의 세월을 걸어온 이병숙 작가는 한국 전통자수 중에서도 그 기법이 질서를 기초로 한, 엄격한 형식이 있고 단아하며 화사한 궁중자수의 특별하고 뛰어난 재능을 소유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그녀는 1991년 청와대 본관 신축 시, 만찬회장을 장식했던 진연도병풍(進宴圖屛風)과 충무실의 농악도(農樂圖) 액자를 직접 제작하여 청와대로부터 대통령 감사패를 받는 등 궁중자수 외길을 걸으며 빛나는 작품활동을 했다. 또한, 지난 2008년, UN 유니세프의 기금조성을 위한 크리스마스카드로 그녀의 [연꽃봉황도 -peace-]가 선정되고 2008년~2009년 2년 연속으로 4만여장 매진, 5천여만원의 기금조성으로 세계 기아의 어린이를 위한 건강과 교육 기금조성을 했던 일은 그야말로 한국자수의 영예였다. 전통자수의 정통성을 그대로 존중하고 보호하는 측면을 전수하면서도, 전통공예의 정신과 미적가치 및 용도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한국적 아름다움을 발전시킨 이병숙 작가를 직접 만나, 그녀의 발자취를 돌아보았다.

Royal embroidery has been practiced among women in the palace in South Korea. The patterns and designs often symbolize authority of the power, longevity of the king and reign of peace. At the age 24, Lee Byeong-sook had a moment to see the charm of a royal embroidery work on a folding screen. Deeply impressed by it, she knew what she wanted to do with her life and has never looked back once for the next 40 years.
She was the one who made the folding screen installed in the banquet hall of the new building of the Blue House in 1991. The waiting room right next, she also hung one of works and in recognition, she received an appreciation plaque from the president. In 2008, the Unicef chose her work <Lotus Phoenix - Peace> for its Christmas cards to create fund. <PowerKorea> met her and heard about the story.

 

 

   
▲ 청와대 예술품 진연도병풍이 만찬회장에 비치된 모습, 교황 방한 당시, 진연도병풍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지윤석 기자. 흔히, ‘자수’를 바늘로 이루어진 예술이라고도 합니다. 이른바, 인류의 역사를 함께 시작되었다고 보는 자수와 이병숙 작가님과의 첫만남은 어떠하였는지 궁금합니다.
이병숙 작가. ‘첫눈에 매료당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974년 가을, 조계사 입구에 있는 수림원의 쇼윈도에서 우연히 자수 한 폭을 본 후, 그대로 숨도 안 쉬고 걸어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당시 수림원자수연구소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자수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한상수(자수국가무형문화재 80호) 선생님 연구소에서, 궁중자수 문양부터 담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도제식 교육’을 몸소 경험했습니다.(웃음) 집중력이 있고 정신적 수양이 반드시 밑바탕이 되어야 할 궁중자수를 선택한 40년은 결코 후회되지 않고 너무나도 보람있는 작품활동입니다.

Reporter: How did you come to royal embroidery?
Lee: I was just enchanted by the charm of its beauty at first sight. It was 1974 that I encountered it by chance at Jogye Temple Sulimwon. I took a course at the Sulimwon instantly and learned skills under the instruction of deceased Han Sang-su, an intangible cultural asset in embroidery. I learned like an apprentice and I never regret of my 40 years career ever since.

지윤석 기자. 사실적인 문양과 색감에 치밀한 중국자수와 단아한 아름다움의 한국 궁중자수는 종종 비교대상에 오르곤 합니다. 작가님은 이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이병숙 작가. 약 20여년전, 국립중앙박물관 도서실에서 중국, 대만의 고궁박물원 책자 중 자수분야를 2~3일에 걸쳐 집중적으로 비교 및 검토, 분석했던 기억이 나네요. 기자님께서 말씀하셨듯 중국자수는 사실적인 문양에 색감으로 치밀하고 화려한 완벽성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자수는 여유로움과 풍성함, 단아한 아름다움이라고 평가되고 있죠. 물론 한국의 궁중자수는 중국과 궁중문화 교류가 이루어지면서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한국자수는 점진적으로 우리나라 민족의 성정으로 표현되고 발전되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첫번째로, 도화서 화원들의 한국적 소재로 자연에 동화된 단순미와 자연미의 문양을 예로 들 수 있겠고 둘째로는, 그에 따라 발전된 질서있는 조화와 생명력을 담은 한 단계 진전된 견고한 자수기법과 독특한 문양에 따른 감각처리를, 셋째로는, 자연에 순응한 우아한 색감으로 참으로 매력적이고도 독창적인, 세계 어느나라, 어느장르의 예술작품에 견주어 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R: What makes Korean embroidery different from China?
Lee: Chinese embroidery has realistic colors and it values highly of detail and perfection. Korean embroidery on the other hand is relaxing, elegant and rich. The former certainly has influence on the latter but the Korean embroidery steadily formed its own characteristics and sentiment with Korean landscapes and objects. For this reason, Korean embroidery is unique in the world.

 

   
▲ 이순신 장군의 해진도를 자수문양으로 표현한 작품, 학익진 진영을 선명하게 표현했다.

 

   
▲ 1991년 청와대 신축시 예술품으로 제작된 농악도, 이병숙 작가는 진연도병풍과 농악도로 청와대로부터 대통령 감사패를 수여받았다.

지윤석 기자. 1991년 당시, 청와대 만찬회장의 진연도병풍 8곡(1200호)과 충무실 농악도 액자(600호)를 제작하셨었죠. 2020년 현재에서 그때를 다시 한 번 회상하신다면요.
이병숙 작가. 작가생활 15년만에 1989년 ‘한국전승공예대전’에서 연꽃 자수장으로 문화공보부 장관상을 받으며 청와대 신축 시, 예술품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청와대에서 시안을 넘겨주었지만 수를 놓을 수 있는 문양이 아니어서, 90%를 고쳐야만 했습니다. 연회가 열리니 남녀가 어울리고 음악, 춤, 악기, 음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당시의 궁중생활상, 관제, 음악, 음식, 복식, 춤사위를 책을 사서 고증에 준해, 작품완성을 했습니다. 자연염색 색감의 실을 손으로 꼬아 작업을 함으로써, 순하고 부드럽고 우아한 아름다운 색상에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신축 당시, 총 인테리어 담당을 맡으셨던 홍익대학교 한도룡 교수께서 ‘이번에 병풍 자수 하나는 물건이다’라고 칭찬을 하실 정도로 열과 성의를 다해 작업에 임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약 40여년의 자수생활이 그렇게 쉽진 않았습니다. 오로지 자수 하나만 바라보고 작가 생활을 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복잡하게 얽힌 관계 및 억울한 일들을 생각 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꼭 해야할까요? 청와대 일을 하고 그 후유증으로 시달렸습니다. 왜냐하면 1800호 일을 하고 솔직히 경제적 대접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작품활동을 할 때도 경제적인 지원은 작품의 종류와 작품의 질을 규정하는데 꼭 필요합니다. 일상생활도 경제적인 큰 틀에서 이뤄지지 않습니까. 저는 제가 작품에 쏟은 열정만큼 작가 대접을 받을 줄 알았습니다. 그 당시 제 생각과 사회적 통념과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명세서를 작성하는데 저는 자료비만 기입했고, 저의 작품비는 누락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청와대 총무부에서도 그 점을 전혀 고려치 못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도 그 문제는 확실히,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R: Tell us about the works installed at the banquet hall of the Blue House.
Lee: After 15 years of my career, I displayed a work at the Korea Annual Traditional Handicraft Art Exhibition in 1989 and received a ministerial prize from the 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with which I earned the opportunity. I depicted lives of the Korean palace from costume to food and entertainment like music and dance. It is regretful however that I had not received due payment of my work and labor from the Blue House for the next 10 years. Blue House is the top administration office of the nation and where high foreign officials come and go. I still do not understand how they treated an artist that poorly since I had this sense of duty to spread beauty of Korean art.

 

   
▲ 황제의 표상인 용보를 표현한 작품

지윤석 기자. 바로 내년에 자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인정 신청이 있습니다. 이에 앞서, 우리 문화계가 명심해야 할 점들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병숙 작가. 단언컨대, 해당 문화계에 근무하고 있는 조교라든지 신청자들의 결격사유를 면밀히 파헤쳐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무형문화재는 기자님도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문화적 유산으로써 역사적으로, 예술적으로 가치가 높고 보호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올곧게 표현한 작품이어야 합니다. 저는 1979년부터 오랜 기간의 작품과 소장처를 밝히는 작품집을 발간할 예정입니다.

R: Selection of national intangible asset takes place next year. What is your opinion about the selection?
Lee: I think the screening must be thorough and fair. It must reflect one's knowledge, understanding, skills and above all devotion and distribution to the respective field. As for my self, I'm planning to publish a catalogue of my works and life as an embroidery artist since 1979. I'm thinking around this autumn to print.

지윤석 기자.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병숙 작가. 제가 다녔던 정신여고 선배 중에, 자수품으로 독립군자금도 지원했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궁중자수작가로서 너무나도 가슴뭉클함을 느꼈습니다. 후배로서의 자부심이랄까요. 그렇게 본인의 능력을 활용하여 용감하게 나라를 위해서 헌신했다는 점이 매우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일은 끊임없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후배 작가들에게 조언하고 싶습니다. 물론 돌아서서 가고 싶은 일도 있었습니다만,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전통 궁중자수라는 긍지로, 보람으로, 오직 한길만을 걸었습니다. 앞으로도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고 발전시키고 열심히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며 실제적인 창작 뿐 만 아니라 이론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후진양성을 할 것입니다.

R: Please leave a word for PowerKorea readers.
Lee: Korean embroidery has a long history and was often sent to VIPs as a valuable gift. I found a great pleasure in it and I have walked the path for almost entire of my life. Of course it has been a rocky road but I never regreted. I will keep marching forward and deepen my creative zeal and executions for myself and for beauty of Korean arts.

 

인터뷰이 | 궁중자수 이병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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