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한국M&A컨설팅협회 윤병운 사무총장(사단법인 한국기업회생협회 사무총장, 법무법인 하나 기업금융TF팀 전문위원)

치솟는 물가상승 등의 요인으로부터 미리 예견되는 경기침체, 더욱이 3년째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실물경제는 점점 악화되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도 결국은 다시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고 일어서야 한다. 특히 기업들은 갈수록 지속되는 과도한 부채의 부담을 덜어내고 회사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그 대표적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기업(법인)회생이다. 본지는 이달 (사)한국M&A컨설팅협회 윤병운 사무총장((사)한국기업회생협회 사무총장, 법무법인 하나 기업금융TF팀 전문위원)을 만나 기업회생의 올바른 정의와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흔히 기업이 회생절차를 밟는다고 하면, 그 기업의 구성원을 포함하여 외부시선까지 그리 곱진 않은듯한 모습이다. 바로 오랜 선입견 때문이다. 전문가로서 일반인들이 흔히 오해하고 있는 기업회생 및 법인회생에 대한 정의를 올바르게 답해주셨으면 한다.

윤병운 사무총장. 기업(법인)회생은 곧 기업이 갖고 있는 위기관리능력에 먼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약 재무적으로 점차 안 좋아짐을 체감하거나, 이를테면 기업이 거래처에 돈을 줘야 하는데 연체가 된다거나, 혹은 은행에 납부해야 할 이자가 연체 된다거나 인건비가 연체된다면 그때부턴 본격적인 기업 위기가 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자. 만약 기업의 신용등급이 ‘B-’ 정도가 된다면 어떨까.) 우선 정부자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정부자금을 받기 위해선 대표자의 신용과 기업의 신용이 모두 좋아야 하는데, 신용등급이 ‘B-’라면 기업 신용도는 둘째 치고, 대표의 신용이 대단히 떨어져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다 보면 대표들이 기업을 대신하여 돈을 외부에서부터 차입해 기업에 돈을 집어넣는 가지급 건과 같은 형태가 발생되는데,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 때문에 기업도, 대표 본인도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정부자금은 고사하고 1금융권 혜택 및 각종 무역금융, 투자를 받는 것도 쉽지가 않은 것이다.

Q. 그 시점이 바로 기업회생 절차가 정말 필요한 시점이겠다.
윤병운 사무총장.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철저하게 ‘우리 기업이 이런 상태까지 왔구나’를 대표님들이 정말 절실히 깨달아야 한다. 일례로 독일의 경우엔, 기업이 어려워지면 이사회에서 대표를 고소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유는 단순하다. 회사경영을 방만하게 운영했다는 이유다. 기업을 어렵게 만들었다면 기업의 대표에게 그 책임을 묻는 것이다. 반면 주식회사 개념이 큰 우리나라의 경우, 기자님도 공감하시겠지만 주로 오너가 독점하는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같은 이유로 한 기업의 대표는 ‘회사가 내 것인데, 내 마음대로 하는게 뭐가 문제야?’와 같은 위험한 인식을 할 경우가 농후하다. 바로 가장 기본인 ‘기업가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기업의 입장에서 위험한 상황에 대해 전체적으로 체크해볼 필요성이 크다. 그 문제요소가 기술인지, 제품인지, 또는 마케팅인지 모두 점검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Q. 점검 요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 부탁드린다.
윤병운 사무총장.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우선적인 항목은 ‘기업 점검’이다. 점검을 하고 나면 이제 본격적인 해결을 해야 하는데, 점검된 문제점들이 기업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인지, 또는 외부제도를 활용하여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 부채를 줄여줄 수 있는 국가 제도로는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과 개인채무자들의 신속한 회생을 돕기 위한 통합도산법과 부채가 과도한 기업에게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인 기업(법인)회생절차가 있는 것이다. 국가에서 법으로 정해놓고 운영하는 것이기에 얼마든지 기업을 운영하다 부채로 문제가 되면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혜택인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마치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면 곧 회사가 망하는 줄 잘못 알고 있다. 결코 그렇지 않다. 기업 신용등급 하락, 채무 불이행 등 문제가 발생되면 좋은 제도를 활용하여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들은 이를 주홍글씨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간혹 있다. 이 같은 망설임으로 적절한 기업회생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참 많다. 이를테면 우리가 보통 병원을 가지 않나. 특히 응급환자들의 경우엔 골든타임으로 생과 사가 갈리기도 한다. 사람도 병에 걸리면 걸맞은 치료를 받듯, 기업도 병에 걸리면 기업회생제도를 활용하여 치료를 받으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 기업회생전문가를 업계에 몸담고 있는 저희들 사이에선 기업닥터라 부르기도 한다. 기업이 암에 걸렸는데 수술을 안하면 안되지 않나. 암 덩어리가 존재하는 기업을 기업회생제도를 통해서 제거해주는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기업이 살 수 있고, 재도약 및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낙인효과라 생각해 피하기만 해선 해결되는 문제가 절대 아니다. 더불어, 흔히 우리는 기업회생 절차를 마치면 ‘졸업’을 한다고 표현하는데, 졸업을 하게 되면 등기부등본 상에 회생을 밟았던 기록은 자연스레 사라진다.

Q. 보통 운영이 힘들어진 기업이 회생절차를 밟으며 재기하게 되는 과정을 말씀 부탁드린다.
윤병운 사무총장. 처음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되면 기업회생과 관련된 상담을 먼저 거치게 된다. 어떤 기업요소가 문제인지 상담을 통해서 판단을 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회생인 것인지, 혹은 대표자의 구속사유 등의 변수가 있는지 등을 말이다. 특히 10년치의 기업매출과 매출이익을 합산했을 때, 과연 채무자가 잘 갚아나갈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 판단하는 것도 참 중요하다. 70%가 제도를 통해 탕감되었다고 해도, 남은 30%를 10년간 나눠 갚을 때, 그 능력이 되는지를 대표이사와 면밀히 상담한다. 이후 상세한 기업분석으로 계속기업가치, 즉 ‘기업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에 보다 집중을 하게 된다. 그 이후에 법원은 포괄적 금지명령과 보전처분을 내리게 되는데, 여기서 포괄적 금지명령은 기업(법인)회생절차 개시 전에 진행되고 있는 모든 강제집행의 중지와 새로운 강제집행의 금지를 명하는 것이며 보전처분은 권리를 보전하기 위하여 그 소송적 확정 또는 집행까지의 사이에 법원이 명하는 잠정적인 처분을 말한다. 그 이후 조사위원들이 선임되어 해당기업의 실사에 나서게 되는데, 그 부분에 문제가 없게끔 계속기업가치를 높여나가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다. 이러한 과정을 밟으며 기업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나가는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보통 기업회생 ‘졸업’까지 6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편이다. 또 한번 비유를 해보겠다. 마찬가지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나면 곧바로 퇴원을 안 시키지 않나. 회복기동안 완벽한 회복을 할 수 있도록 전격 케어를 하는 것이다. 기업회생전문가의 역할 역시 비슷하다. 회사의 기술이라든지, 혹은 이런 차별점은 참 아깝다 싶은 것이 있다면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요즘 투자자들 사이에선 회생 쪽 펀드가 새로운 신규시장이라고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 막상 투자를 하자니 기업(법인)회생 진행 중이기에 불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 때, 기업회생 전문가와 콜라보를 이뤄 회생기업의 입장에서도, 그리고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윈-윈효과를 볼 수 있도록 회복을 시키는 것이다.

Q. 한동안 이어진 코로나19로 국가 전반적으로 참 힘든 시기였다. 오히려 재기 가능성이 있는 회생은 줄고 파산 비율이 월등히 많아진 시기이기도 했다. 기업회생 전문가로서 참 안타까운 마음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윤병운 사무총장. 현재 국가가 지원하고 있는 제도에 있어, 어쩔 수 없을 미비함이 조금은 아쉽다. 기업이 점차 어려워지는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바로 본질적인 원인파악 대신, 연명에만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그렇게 연명하는 식으로 대출이 연장된다고 해도, 원인파악이 제대로 안 되었기에 갈수록 빚만 증가되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선 ‘우선 급한 불을 끄고 보자’라는 다급한 마음이겠지만 갚을 능력은 그야말로 전무한 것이다. 기업회생 전문가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적절한 타이밍의 기업회생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만 지체하고 연명하는 식으로 정부자금을 받고 은행대출 연장을 반복하다가 버티지 못하고 파산하는 것이다.

Q.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윤병운 사무총장. 또 한번 사례를 보자면 미국 같은 경우, 기업회생이 시작되면 자금 지원을 선제적으로 풍부히 해준다. 일단 기업을 먼저 살려놓고 보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그 나라의 CEO들은 만약 회생절차를 밟는다고 해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정말 좋은 경험을 했구나’라고 인지하고 있다. 실제로 기업은 소위 이야기하는 망하지 않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간 정부는 일자리창출을 비롯해 청년창업 등에 집중해왔지만 사실 상 현존하는 기업이 망하는 걸 막아주는 것이 자금지원의 본질이 되어야 한다. 같은 이유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바로 교육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현재 (사)한국M&A컨설팅협회에서는 (사)한국기업회생협회, 법무법인 하나 기업회생연구소와 함께 ‘기업회생지도사’라는 자격을 준비하며 매주 교육 세미나를 시행하고 있다. 그렇게 양성된 기업회생지도사를 어려운 기업들에게 배치하여 해당 기업이 갖고 있는 부족한 점들을 충족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기업회생 지도사로서 실무를 하는 로펌과 협업하여, 가장 기본적인 회생에 필요한 진행 서류 업무라든지 자료 분석을 함께 해나가는 것이다. 현재 1기와 2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진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에 정말 좋은 자원들이 많다는 것이다. 기존 컨설팅 자원들은 기업회생 컨설팅 일자리 창출의 모태가 될 것이라 생각되며, 보다 기업경험이 다분한 경영자, 임원으로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분들이 관심을 갖고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더불어 (사)한국기업회생협회는 올해 초, ‘회생기업인증제도’라는 것을 만들었다. 좀 전에도 투자 이야기를 잠시 했지만, 회생기업은 투자를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같은 이유로 (사)한국기업회생협회가 투자기관들과 콜라보를 이뤄, 투자파트너들을 확보하는데 집중했다. 그럼에도 투자그룹은 회생기업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하기에, 기업가치부터 시작하여 재평가할 수 있는 기술력, 가치평가 등을 매길 수 있는 평가를 따로 시행하고 데이터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기술전문 평가기관과의 업무협약도 준비 중이다. 관심 있는 투자자들은 분명 존재한다. 우리와 같은 기업회생 전문가들이 중간에서 필터링 역할만 충실히 해준다면 가장 좋은 윈-윈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는 (아픔을 겪었지만) 건강한 기업을 발굴하여, 깨끗하게 재도약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저희의 또다른 역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Q. 기업의 입장에선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회생절차를 밟길 원하지만 막상 정보가 부족해, 혹은 선입견으로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기업회생 지도사 입장에서 회생을 거쳐 다시 재기하기 위해 필요한 기업의 요소를 꼽아주신다면?
윤병운 사무총장. 대표이사의 의지력을 꼽고 싶다. 실제로 한 기업의 CEO는 주로 의지가 강한 분들이 많다. 같은 이유로 기업을 제대로 운영하길 누구보다 원하고, 건강하게 이끌길 원하는 기업가정신의 소유자들이 많은 편이다. 비록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으로 기업이 어려워졌지만 앞서 말씀드린 제도와 컨설팅을 발판으로 알맞게 활용하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것이다. 저희와 회생을 진행하면서도 기업가정신이 있는 분들은 정말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우리가 제시한 방안에 맞춰, 준비해주고 때론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열려 있는 마음을 갖고 계신 분들이 대개 재기에 성공하는 편이다. 오너 평가가 그래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보통 상장을 할 때도 오너 평가를 하는데, 심지어 바이오기업이 상장을 준비할 때엔 오너 평가 점수는 무려 70점으로 엄청난 영향이 쏠린다. 사업에 임하는 마인드,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혜안이 있는 인물이라면 충분히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청년창업도 마찬가지다. 창업 자금으로 일단 시작을 한다고 하지만, 정작 청년 당사자는 ‘어찌어찌 시작하긴 했는데, 이젠 파산해야 할까요?’와 같은 막막한 문의를 하기도 한다. 저는 그렇다. 정부에서 시행 중인 창업자금 이런 것도 물론 좋지만, 그 중의 일부를 회생기업이 생기면 기업회생지도사를 파견할 때, 절반이라도 지원을 해주는 형태도 생각해봄직하지 않나 싶다. 그러기 위해선 당연히 유능한 기업회생 지도사를 양성할 수 있는 협회의 역할, 그리고 퀄리티 높은 세미나 활동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같은 이유로 (사)한국M&A컨설팅협회와 (사)한국기업회생협회, 법무법인 하나 기업회생연구소는 점차적으로 활동의 폭을 넓혀갈 것이다.

Q.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지면에 꼭 덧붙이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윤병운 사무총장. 누누이 인터뷰를 하면서도 말씀드렸지만, 기업의 ‘위기관리능력’이라는 것이 참 중요하다. 늘 위험성이 도사리는 비즈니스 현장 일선에 놓여있는 대표님들께선 위험이 감지되면 위기관리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좋은 제도들이 많이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고, 잘 활용하셔서 제대로 기업을 운영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곧 고용 창출의 출발점이기도 하니 안정적인 제도를 밑바탕으로 더욱 많은 활약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보통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창업에 첫 도전하는 이들보다, 당연히 이런저런 일을 겪어본 이들이 귀중한 경험으로 더욱 멋지게 성공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래서 힘들 때, 도움을 받았던 기억으로 사회적 환원에도 열중할 수 있는 것이다.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제도와 전문가를 옆에 두고, 그저 도태되지 않았으면 하는 또다른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