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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동안 안동지방 간잽이들의 짠 고집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안동간고등어
김태인 기자  |  red39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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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0.21  10: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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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안동간고등어]

경상북도 북부에 위치한 안동(安東)은 내륙지방으로 지리적 조건상 바닷가와 거리가 멀어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가 없었다. 때문에 안동 사람들은 가장 가까운 바닷가 지역인 영덕(寧德)으로부터 해산물을 운반해 먹고는 했는데 여기서 안동간고등어의 유래가 시작되었다. 안동 사람들이 간고등어를 먹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400여년 전 부터지만 안동간고등어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수 십년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안동간고등어가 안동 대표의 지역 특산품으로 자리매김시킨 안동간고등어 창시자인 류영동 회장을 만나보았다.

  

   
▲ [사진 = 안동간고등어]

400년동안 안동지방 간잽이들의 짠 고집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안동간고등어

간잽이는 생선을 소금에 절이는 일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간잡이’의 경북 안동 사투리다. 하지만 간잡이보다 간잽이가 더 익숙할 만큼 간고등어는 안동 음식으로 정평이 나있다. 안동에서는 오래전부터 영덕 강구항에서 실어 온 고등어를 먹었는데 강구항에서 안동까지는 약 80㎞로 지금은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지만 예전에는 1박 2일이나 걸렸다. 동이 틀 무렵 영덕 강구항에서 고등어를 달구지에 싣거나 지게에 지고 오다가 해 질 무렵 황장재를 넘으면 챗거리 장터에 도착했다.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안동 임동면에 있던 장이다. 임동까지 오면 고등어가 상하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대로 뒀다가는 완전히 상해서 팔 수가 없게 된 고등어 배를 따 내장을 제거하고 빈 복부에 소금을 쳤다. 소금 간 한 고등어, 안동간고등어의 탄생이었다.

“옛날 간고등어는 엄청나게 짰습니다. 염도가 무려 20% 이상이었으니깐 그야말로 소금 덩어리였습니다. 그래도 고등어가 귀했던 시절이라 한 토막으로 온 가족이 먹었는데 참 맛있었습니다. 그때 간고등어가 ‘잘 삭았다’고 할까? 살짝 삭은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지면서 발효가 되면 깊은 맛이 났는데 예전에는 고등어가 너무 짜고 단단하니까 구워 먹기보다는 주로 쪄서 먹었어요. 무쇠솥에 밥을 안치고 쌀뜨물에 담가뒀던 간고등어 한 토막을 얹어요. 그러면 밥물이 넘나들면서 간고등어가 부드럽게 익게 되죠. 그 한 토막에 온 형제가 달라붙어서 손가락을 빨면서 먹었습니다.”

 

   
▲ [사진 = 안동간고등어]

국내 뿐 아니라 세계인의 밥상에 자반고등어를 올려놓은 장본인

산업이 발달하면서 냉장·냉동 고등어에 밀려나던 간고등어가 안동 특산품으로 자리매김 한 것은 1999년이다. 당시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했었는데 그 때 류영동 회장이 안동의 특산품으로 안동간고등어를 내세웠다. “1990년대 중반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안동간고등어가 소개되면서 서서히 알려졌습니다. 그러다 1999년 엘리자베스 여왕이 안동을 방문했을 때 안동을 대표하는 지역 상품으로 간고등어를 내세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옛날에는 어른 밥상에 간고등어 한 토막을 반드시 올렸는데 이는 반찬으로 뿐만 아니라 유교의 얼이 깃들어 있는 안동의 어른 공경 문화가 스며들어 있었던겁니다.”

이처럼 류영동 회장은 안동간고등어를 처음으로 지역 특산품으로 브랜드화해 240여억의 매출과 더불어 미국을 비롯해 세계 10개국에 수출까지 하는 등 안동의 류 회장은 자반 고등어를 국내는 물론, 세계인의 밥상에 올려놓은 장본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의류 유통업을 하다 IMF가 닥치면서 빚만 잔뜩있던 당시, 우연히 안동의 명물인 (안흥동)신시장 간고디이(간고등어)를 선물로 사가는 사람이 많다는 말을 듣고 무릎을 탁 쳤다고 한다. “이동 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멀리 영덕 강구항에서 우마차꾼과 바지게꾼이 꼬박 1박2일 동안 실어와 상하기 직전 소금을 쳐 유래한 간고등어를 안동의 전통과 결합하면 브랜드 가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그는 곧바로 상품 기획을 하고 안동 신시장에서 40여년 동안 고등어 간을 맞춰온 ‘간잽이’ 이동삼 명인을 스카웃하고 안동과학대학에 의뢰해 로고와 디자인을 고안, 생선 포장용 비닐팩 등을 만들어 신시장 한켠에서 간잽이 이동삼 명인과 아주머니 4명을 데리고 그 해 9월 ‘안동간고등어’를 첫 출시했다. 초기에는 운영자금이 없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1년이 채 되지 않아 제2공장을 건립해야 될 정도 안동간고등어는 날개돋힌 듯 팔려나갔다. 뿐만 아니라 재미교포와 합작해 2002년 8월에는 미국에도 공장을 세워 현지 생산에 들어갔으며 일본, 홍콩 등에 이어 칠레와 파라과이 등 10개국에 수출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 [사진 = 안동간고등어]

국민 생선으로 사랑받고 있는 안동간고등어

예로부터 안동에는 유서 깊은 집성촌이 밀집되어 있어서 각종 의례에서 협력과 교류가 잘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그것을 중요한 미덕으로 여기기도 했다. 따라서 안동 사람들의 경우에는 비록 자기 집에서 의례를 행하지 않아도 간고등어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왜냐하면 의례음식은 본질적으로 나눠먹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또한 간고등어는 저렴하고 장기 보존이 가능하여 가난한 사람들에게 조차도 일상의례의 실행을 쉽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집으로 찾아오는 손님에게도 비교적 제 때에 무리 없이 대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음식 중 하나였다. 특히 간고등어의 장기보존성이 의례의 영역에서는 품격을 낮추고 접빈객과 어른 예우 등의 영역에서는 품격을 높이는 구실을 했다. 즉, 간고등어는 의례에서는 평범한 음식이 되었고 접빈(接賓)시와 어른 예우 시에는 고급음식이었던 것이다.

현재 안동에는 9개의 안동간고등어생산자업체가 있다. 안동간고등어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정한 기준에 따라 간고등어를 생산하고 있는 안동간고등어생산자협회에서는 최소 21㎝이상 100% 국내산 고등어만 사용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남해와 북제주 바다에서 잡은 고등어가 제일 맛있으며 가을부터 나오는 간고등어가 제일 맛있다고 한다. 류 회장은 “1999년 안동간고등어가 지역 브랜드가 되고 세계화가 되면서 안동 이외의 지역에서 저마다 다른 숙성 방식을 통해 가짜 안동간고등어를 만드는 곳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습니다. 이로 인해 안동지역에서 제대로 된 숙성방식을 통해 만들고 있는 안동간고등어조차 천대 받고 있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처럼 상도덕을 무시하고 이름만 흉내내며 싱싱하지도 않은 고등어를 싼값으로 시중에 버젓이 판매하고 있는 몰지각한 업체들로 인해 안동지역에서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까지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하루 속히 이런 부분들이 해결돼 전통방식 그대로 옛 선인들이 먹었던 안동간고등어의 맛으로 예전처럼 국내 뿐 아니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안동간고등어생산자협회 류영동 회장은 400년이 넘는 안동간고등어의 전통을 잇기 위해 또 한번 도약을 꿈꾸고 있다. “안동간고등어의 보존과 계승을 위해 남녀노소 뿐 아니라 아이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는 그를 통해 안동간고등어가 옛 명성을 되찾고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그의 행보에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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