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사)한국대마산업협회]

지난 2021년 7월, 안동시가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70여년 동안 마약류관리법 등에 발이 묶였던 대마의 산업화가 본격 시작됐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정부도 대마 성분 의약품에 대해 제조 및 수입 허용을 포함하고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국내 의료용 대마 도입에 대해 청신호가 켜졌다. 이에 국내 최초의 헴프 산업화 선구자로 대마 성분 중 THC 함량 0.3% 이하에 대해서는 의료용 뿐만 아니라 산업용 및 식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국내 헴프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제이헴프코리아/(사)한국대마산업협회의 노중균 회장을 만나보았다.

▲ [사진 = (사)한국대마산업협회]

국내 대마 산업의 현주소

대마는 기본적으로 마리화나(marijuana)와 헴프(Hemp)로 분류되며 이 중 헴프는 환각성을 갖는 THC(tetrahydro cannabinol:테트라히드로 칸나비놀)가 0.3% 이하(미국, 캐나다는 0.3% 이하, EU는 0.2%이하)인 저마약성 품종군으로 해외에서 의료목적 대마재품의 원자재로 널리 쓰이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청삼종도 섬유용으로 개발된 저마약성 품종으로 헴프로 분류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1970년 제정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통해 대마와 대마초를 오직 규제와 처벌에 관한 대상으로 반세기 동안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 2019년 3월부터 의료용 대마에 대한 제한적인 합법화에 들어가면서 대마 성분의 오일을 포함한 대마성분 양약 몇 가지를 의사가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해외에서 들여와 복용할 수 있게 되었다가 지난해 1월,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의 입법발의와 대마가 의료·산업용 등 합법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결과, 정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대마 성분 의약품의 국내 제조와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대마를 의료 및 산업 목적으로 허용하는 국제적 흐름과 희귀난치질환자의 치료를 고려해 의료 목적을 허용하기로 대마 활용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현재 대마 성분 의약품은 공무 및 학술 연구 등 제한적 목적으로만 허용되고 있다. 이에 반면 전 세계 70개국에서는 의료용 대마초를 합법화했으며 그 중 26개국에서는 의료 환자에게 THC 함유량이 높은 대마초에 대한 합법적인 접근까지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UN 마약위원회는 대마초 및 그 파생물에 대해 일련의 세계보건기구 권고들을 검토하면서 1961년부터 강력하게 규제하던 물질 분류인 ‘스케줄(지정)IV’에서 칸나비스를 2020년 12월2일에 제외시켰고 현재 50개국에서 약용 칸나비스 프로그램을 채택해 사용하고 있으며 캐나다를 비롯해 우루과이 등 미국 내 19개 주에서는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이 합법화가 되었다.

▲ [사진 = (사)한국대마산업협회]

한국대마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사)한국대마산업협회

“한국대마산업협회(KCIA, The Korean Cannabis Industry Association)는 2018년 10월에 창립한 농림축산식품부에 등록된 사단법인입니다. 한국대마산업협회는 대마의 생산, 유통, 가공, 수출 관련 지도에 관한 사업, 대마산업 관련 조사, 연구, 교육 등에 관한 사업, 대마산업에 관한 정보제공 및 출판 등에 관한 사업, 정부기관으로부터 위탁받은 사업, 기타 본회의 목적달성에 필요한 사업 등을 진행하기 위해 대마산업의 가장 기본이 되는 ‘대마농업’, ‘대마섬유’, ‘대마식품/화장품, ‘대마건축자재’, ‘대마학술’, ‘북한대마’ 등 6개의 분과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보면 한국의 대마산업은 세계의 몇몇 나라에 비하면 아직은 뒤처지는 면이 있지만 몇 년 내에 우리나라의 대마산업은 세계에서 우뚝 설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국내 최초 헴프 특구 된 안동시, 헴프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를 공개하면서 의료 목적의 대마 성분 의약품에 대한 제조 및 수입을 허용하면서 안동을 중심으로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 후속 사업 진행 및 희귀 난치질환자 치료권 보장 등 대마 성분 의약품의 국내 연구 및 제조에 청신호가 켜졌다. 안동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는 지난 8월, 중소벤처기업부 규제자유특구위원회의 2021년 운영성과 심의 결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우수특구’로 선정된 바 있다. “대마는 기원전 중국 최초 약물학 서적인 ‘신농본초경’에 대마 씨앗을 치료에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삼국지에는 화타가 대마로 마취해 수술했는다는 기록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동의보감에도 대마가 오장의 기가 부족할 때 정신을 맑게 해주고 딸꾹질, 타박상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마의 물질 성분(뿌리, 꽃, 잎 등)에 따라 약리적 문제를 중심으로 마약류를 지정한 것이 아니라 대마의 식물체 전부를 마약류로 규정하고 있어 대마산업의 시대적 변화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도취유발 물질이 없고 질병치료에 효과가 탁월한 칸나비디올(CBD)성분까지 전부 마약류로 규정하고 있어 대마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와 더불어 대마를 무조건 마약이라고 보는 선입견 또한 개선되어야 한다. “헴프는 재배부터 수확, 가공, 상품 생산과정에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고 병충해에 강해 재배 중 농약이 불필요한 친환경 생태농업입니다. 또한 재배 중 관리비가 거의 들지 않는 경제적 농업으로 산업 부산물이 자연적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환경친화산업입니다. 특히 산업용 대마(헴프)는 종이, 섬유, 의류, 생분해성 플라스틱, 건축자재(헴프크리트 및 단열재 등), 바디케어 제품, 건강식품 및 바이오 연료, 의료산업까지 하나도 버릴게 없이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섬유산업, 건축자재 산업, 식·의약품 산업 등으로 분류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마약’은 곧 ‘범죄’라는 사회통념과 마약류관리법 등에 막혀 70여 년 동안 시도조차 못한 대마를 활용한 산업화를 위해 안동시와 (사)한국대마산업협회 등 유관기관들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기호용 대마의 합법화는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산업용 대마산업을 왜 활성화 못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산업용 대마 시장을 중국에게 빼앗기고 서방 선진국들이 기술 및 제반 산업을 선점한 후 뒤늦게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올까 두렵습니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는 노중균 회장. “세계는 지금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여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쓰려 하고 있고 그 중 하나가 대마산업입니다. 경제 성장 감소와 실업률 상승 등 세수 감소로 고민하고 있는 정부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대마산업의 육성을 위해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바랍니다”고 전하는 그의 바람처럼 경북 안동이 국내 최초 헴프 특구지역 선정과 더불어 국내 대마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귀추에 주목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