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사단법인 한국국제미술협회(KIAA)]

지난해, 석채화가로서의 첫 인터뷰 이후로 일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올해 1월 세온 김보선 작가는 사단법인 한국국제미술협회(KIAA)의 신임 회장에 취임하며 바쁜 전반기 일정을 보냈다. 김보선 작가는 지난해,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시집 ‘살자’ 출판회 및 개인전 ‘따로 또 같이’를 즈음하여 기자와 첫 만남을 가졌고, 이후 프랑스 파리 아트 페스티벌, 서울국제아트엑스포 등 국내외를 넘나들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김보선 작가는 “지난해 인터뷰를 통해서도 밝혔지만 영혼을 담아 작업에 열중하여 명작을 남겼던 작가들의 길을 따르는 것이 저의 목표다. 그 길목에서 모든 작품의 국제적인 감각을 함께 고민하고, 한국 작가들의 세계시장 진출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한국국제미술협회 회장으로서 역할을 해낼 수 있음에 매우 감사하고 보람 있는 상반기를 보냈다”고 밝혔다. 산록이 우거지는 초여름, 김 작가와의 인터뷰를 위해 북한산 부근을 찾아 그녀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사진 = 사단법인 한국국제미술협회(KIAA)]

활발한 K컨텐츠 행보
LA전시부터 교토왕예제미술관 전시까지
서두에 언급한 한국국제미술협회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김보선 작가가 몸담고 있는 한국국제미술협회는 잊혀져가는 우리문화 작품의 세계적 진출을 목표로 하는 곳이다. 여기에 보다 희소성 있는 작품들을 기반으로 국내외를 넘나들며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보선 작가의 취임으로 한국국제미술협회는 더욱 목표에 더욱 근접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본지 기자가 평가하기론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지난 봄, 개최된 미국 LA Park View Gallery 작품 전시였다고 생각된다. 김보선 작가를 필두로 그녀의 제자들인 민영애 작가, 이승연 작가까지 함께 참여한 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전시회는 현지에서도 꽤 높은 호평을 받았다. 김보선 작가는 “대한민국의 현대미술 작품이, 미국 서부의 허브를 담당하고 있는 대도시 로스앤젤레스에서 차례로 선보이게 되었던 부분이기에 개인적으로도 매우 의미가 깊었다. 또한, 미국의 미술 애호가들과 더불어, 낯선 환경 속에서도 성실하게 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 교민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전시로 기꺼이 참여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김보선 화가는 올해 홀로그램을 콜라보 형식으로 선보인 작품들로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지난해 한국국제미술협회 초대작가 초청 전시였던 ‘사적인 기록, 미학 기적의 에너지’전에서 첫 홀로그램 작품을 선보이며 높은 주목을 받았다. 홀로그램은 조명을 받았을 때와 안 받았을 때, 그리고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채 느낌을 주는 특징으로 어느덧 김 작가가 가장 아끼는 소재 중 하나로도 자리잡았다.

김보선 화가는 “일부 석채를 응용하되 다른 기법들을 풍부하게 조화시켜 새로운 작품을 많이 선보이려 하던 차였다. 지난해 집중하던 석채화를 기반으로 작업물을 내면서도 색과 빛,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정화시킬 작업을 찾는데 열중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홀로그램으로 빛을 표현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다”고 밝히며 “사실 상반기 전시를 준비하면서 줄곧 했던 생각은 바로 튀르키예 지진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라는 생각이었다. 무지개빛을 홀로그램으로 표현함으로써 몸도 마음도 아플 이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싶었다. 그렇게 홀로그램 기법을 적용하여 색을 표현했고 작품을 바라보시는 분들이 더 좋아해주시고 감동받는 모습에 저 역시 행복할 수 있었다. 튀르키예 지진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과연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었고, 그것이 바로 홀로그램 기법 도입의 시작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연이은 국내외 전시도 참 영광이었지만 무엇보다도 홀로그램이 내뿜는 빛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 전시 이후, 곧바로 참여하게 된 일본 교토 왕예제미술관 전시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전시로 일본을 방문하며 김 작가는 고베에 위치한 지진박물관을 찾았다. 고베 지진 당시 훼손되지 않은 CCTV를 엮어 만든 17분 정도의 영상을 지켜보며 김 작가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너무나도 끔찍하고 가슴이 아파 이루 표현이 힘들 정도였다.

김보선 작가는 “도대체 어떻게 이 사람들을 위로해줄 수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좀 전에도 기자님께 말씀을 드렸지만 홀로그램 빛으로 희망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은 더욱 굳건해졌다. 물론, 작가로서 표현도 어렵고 재료비또한 많은 부담이 되었지만, 저로서는 그 희망의 빛을 표현하기 위해서 그저 노력해야겠다는 생각 뿐 이었다. 물론 중간 중간 실패하는 작업도 많았지만 그 빛으로 위안이 되고 안정이 되는 무지개 빛 희망을 전한다는 것에, 그리고 그 과정 속에 열심히 작업에 임할 수 있게 됨에 감사하다. 감사하게도 제 작품을 보신 경주 키덜트 뮤지엄 박물관 김동일 관장님께서 참 좋아해주셨고, 홀로그램 콜라보 작품 중 몇점은 강원도 강릉에 건립예정인 박물관에 기증될 계획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그런 부분들을 더욱 여러가지 기법으로 표현해 갈 예정이다. 새로운 기법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물론 처음부터 홀로그램과의 조화가 쉬웠던 것은 아니었지만 수많은 시도를 하던 와중, 원하던 작품이 처음으로 나왔을 때의 그 만족감은 무엇으로도 표현하기 힘든 행복감 중 하나였다고 그녀는 거듭 밝혔다.

▲ [사진 = 사단법인 한국국제미술협회(KIAA)]

무지개 빛 희망이 조금이라도 전해지기를
한편, 국내 작가들의 해외전시 진출은 국내 미술계의 글로벌화와 함께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기나긴 코로나19 시대가 저물고, 국내 작가들의 해외전시가 조금씩 다시 늘어나며 이는 국내 미술계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작가들이 해외에서 전시를 하게 되면, 국내 미술계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됨은 자명한 사실이다.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해외에서 인식됨으로써 대한민국 미술계의 국제적인 지위가 높아질뿐더러,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함께 발전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석채화로 기자와 인연을 맺은 김보선 작가는 다양한 K컨텐츠 행보를 걷고 있는 예술인 중 한명이라 할 수 있다. 김 작가는 “현재도 꾸준히 초청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해외에 계신 분들은 색채의 아름다움에 더 집중을 잘해주시는 듯 하다. 조명에 따라 불빛을 보면서 특히 외국아이들이 제 작품을 보며 너무 신기해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또한 설명해주고 하면. 아이들도, 엄마들도 너무 좋아하고 저 자신도 뿌듯하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보다 그 빛이 꿈과 희망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잘 와닿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사진 = 사단법인 한국국제미술협회(KIAA)]

연이어 “어떤 콜렉터께선 홀로그램 작품을 한참이나 바라보시더니, 샤갈의 느낌을 많이 닮았다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감동이었다. 평소 제 작품에 따뜻함이 느껴진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는 편이다. 어떤 분께서는 동화적인 느낌이 가미되었으면 좋겠다고 따로 요청하시기도 했었기에 앞으로 종종 시도해보려는 참이다. 누차 강조하지만 저는 제 작품이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따뜻한 그림이 되기를 원한다. 같은 이유로 저는 뭐든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작업에 임하곤 한다. 마냥 한가지 소재를 고집하는 것은 창작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전하는 작가가 되고 싶고, 한 자리에만 오로지 머무르는 작가는 되고 싶지 않다. 혹자는 본인의 전문성이 없지 않느냐라고 물어보시기도 한다. 그에 대한 제 답변은 저는 ‘색’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고 답하고 싶다. 그 방식이 홀로그램이 되었건, 석채가 되었건 다양하게 콜라보도 하고 변주도 하며 아름다움을 만들고 위안을 주는 빛깔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밝힌 김보선 작가는 올해 9월 중국 위해시 미술협회 전시, 11월 인천 아시아 아트쇼 전시에 이어 내년 3월 즈음, 두 번째 시집 발간 계획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