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땡스카본 주식회사]

탄소배출권이란 지구온난화 유발 및 이를 가중시키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기업들은 이러한 배출권을 할당받아 의무적으로 할당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사용해야 하며,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을 시장에서 거래하는 식으로 넷제로를 이끌어나가는 개념이다. 해외 탄소배출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논의도 적고 사용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후기술(기후테크)을 통해 탄소를 감축하고, 탄소배출권을 활성화해 나가는 스타트업이 있다. 기업부터 개인까지 모두 탄소감축에 동참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땡스카본 주식회사를 취재했다.

탄소를 다시 땅 속으로
탄소 감축 기술 개발 앞장서
땡스카본 주식회사(대표 김해원)는 온실가스 감축 솔루션을 기획 및 개발·실행해 빠르고 창의적으로 기후변화를 저지하여 생물다양성을 회복하고 탄소중립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후 스타트업이다. 땡스카본의 목표는 탄소가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김해원 대표는 “탄소는 원래 땅 속에 있어야 하는데 대기 중에 너무 많이 나와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탄소를 다시 땅으로 돌아가게 해야겠지요”라고 답했다. 한번 배출된 탄소는 사라지지 않고 대기 중에 축적된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해도 이미 배출된 탄소는 저절로 사라지지 않으며 이를 격리하거나 흡수해야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땡스카본은 이를 위한 솔루션을 기획 및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중 하나가 탄소흡수원의 온실가스 배출과 감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MRV 시스템이다. 온실가스 MRV(Measuring, Reporting, Verifying) 시스템은 기업들이 에너지 및 탄소 규제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반 시스템이다. 탄소관련 에너지 및 효율, 정보 등을 측정해서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땡스카본은 특히 농업 분야에서 메탄배출과 감축을 관리하기 위한 MRV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넷제로를 준비하는 기업/기관들에게 ESG/CSR 솔루션을 제시하며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실행하며 이를 위한 캠페인도 운영한다. 특히 이러한 캠페인에는 영상, 소셜미디어 뿐 아니라 메타버스와 게임 등 4차산업시대에 맞는 요소들을 십분 이용해 고객과 시민들의 참여를 극대화하고 있다.

▲ [사진 = 땡스카본 주식회사]

탄소감축을 농업에까지
지구를 쿨하게 만드는 쌀, 쿨미
땡스카본에서 탄소감축을 위해 주목한 것이 농업이다. 배출된 탄소를 다시 땅속으로 되돌려야하는데 인간에 의해 탄소 흡수량을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은 농지가 유일하다. 하지만 현재 농업은 탄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오히려 관행에 의해 배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땡스카본의 공동창업자인 박두병 CSO는 “평생 농부로 사셨던 부천 덕에 농업 분야에 진출하고자 직접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해외에서 적극 추진중인 재생농업(regenerative agriculture)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전기차가 내연차를 대체하듯이 기존 농업도 재생농업으로 전환되는 경향이 미국, 유럽, 호주 등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기에 우리도 이같은 흐름에 동참하고자 했습니다” 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땡스카본은 자연재배, 자연농을 해온 전국 농부들에 대한 미니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거나 주말농장 캠페인 등을 시작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한편 땡스카본은 2022년 9월 ‘지구를 쿨하게, 그래서 더 맛있는 쌀, 쿨미’를 론칭했다. 쿨미는 벼 재배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감소한 쌀로 논물관리 기술을 적용하면 1ha 당 3.43톤(tCO2eq)이 감축되는 만큼 농업방식의 전환을 통한 넷제로 또한 가능하다. 그렇게 개발된 쿨미는 탄소감축 기술이 적용되어 재배된 쌀이다. 김해원 대표는 “논물관리기술을 적용하면 탄소(메탄)를 40% 저감할 수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특히 쿨미는 개인의 소비로 인한 탄소감축 뿐 아니라 기업의 참여로 더 큰 탄소감축을 유도하며 경제성을 이유로 ESG 경영에 발을 디디지 못하는 기업들에게 간접적인 방법이나마 ESG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주고 있다.

▲ [사진 = 땡스카본 주식회사]

MRV 기술과 탄소배출권 개발 집중
각국의 농업 전환을 견인할 것
현재 땡스카본은, 농업 전환으로 탄소감축을 실행하는 농업인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MRV 기술과 탄소배출권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위성 영상 활용 논물 관리 기술 이행 모니터링에 의한 탄소배출권 MRV 시스템에 관한 특허＞를 출원하고, 올해 벼농사시 논물관리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농가들에게 MRV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적용해 보는 PoC(Proof of Concept)를 진행하고 있다. 땡스카본이 주목하는 것은 탈탄소 패러다임에 맞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다. 농업 방식을 바꾸며 탄소 감축에 기여한 농업인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주어져야 더 많은 농업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데, 그러한 보상 체계를 정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기업·기관 등 탄소를 감축해야 하는 여러 주체들이 함께 참여하자는 것이다. 바로 탄소배출권이 하나의 솔루션이 되는 것이다. 논물관리 기술 등 탄소감축 방법을 적용한 농가들이 이행 실적을 증명할 수 있으면 탄소배출권을 만들 수 있고, 이것을 기업, 기관 등에 판매하면 그들은 탄소감축 실적을 가져가고, 농업인들은 경제적 베네핏을 얻을 수 있다. 땡스카본은 그동안 농가들의 탄소감축 이행 증명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서 오히려 농업인들에게 혜택을 주지 못했던 기존 방식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위성·센서 등 원격 탐지 기술을 활용하여 탄소배출권의 경제성을 살리고, 여러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했다. 실제로 올해 해남군에서 이루어지는 논물관리 기술 시범사업에는 땡스카본의 기획 하에 해남군청, 한국남동발전, 전남대 기후변화대응 농생명 연구소, 위성전문기업 ㈜컨텍, ㈜아이엠케이알 등이 함께 참여하여 MRV 시스템 및 탄소배출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땡스카본은 같은 모델로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하여 각국의 농업 전환을 견인해 나간다. 지난 5월19일 코트라(KOTRA) 주최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글로벌 넷제로 커넥션 인 아시아>에서 땡스카본은 국내 기업 대표로 아시아 벼농사 메탄 감축을 위한 MRV 서비스에 대해 발표하고, 각국의 환경 관련 담당자와 기업들과 협업 논의를 이어갔다. 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세계적인 쌀 생산국이며 그만큼 메탄 배출량이 많아, 논물관리기술(AWD)을 적용하여 온실가스 감축을 실행하고자 한다. 땡스카본은 농업인들의 감축 실적을 인증할 수 있는 MRV 서비스를 제공하고, 배출권에 투자할 기업들을 모아, 농업 전환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 [사진 = 땡스카본 주식회사]

이밖에도 땡스카본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올해 LG화학, 희망친구 기아대책, 한국수산자원공단, 여수시와 함께 시작한 <잘피서식지 복원 및 연구사업>은 해양 환경을 바꿔나가는 큰 한 걸음을 내딛었다. 올해부터 26년까지 4년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여수 앞바다에 해초류인 잘피를 심고 관리하여 탄소 흡수와 해양생물 서식 환경 조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이렇게 형성된 잘피 군락지는 4년 후에는 축구장 14개 크기에 해당하는 10ha까지 확장되리라 기대된다. 한편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메타버스 캠페인도 함께 진행 중이다. 10대, 20대가 많이 이용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블루포레스트라는 맵을 만들어 6월7일 오픈했다. 한 달이 지난 7월7일 누적방문자는 1,100,000(백십만)명을 넘어섰다. 이용자들은 직접 잘피를 심고 바닷속 쓰레기를 제거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양 환경의 문제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이처럼 땡스카본은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농업 전환을 위한 MRV 서비스를 사업화하고, ESG 경영 기업들에게 탄소감축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행해주는 등 기업, 기관, 시민들이 함께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공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