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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들과 함께 한 붓질 묵향회에 새긴 혼깊어가는 가을 청주 문인화가 운향 지숙자 오창개인전을 찾다
지윤석 기자  |  jsong_ps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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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1.21  09: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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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운향 지숙자 문인화가]

기자의 눈으로 바라보았을 때, 문인화는 단순히 예술의 범위를 넘어선 참 많은 것들을 담고 있는 분야다. 인간의 지식부터 역사, 예술, 철학, 과학, 문학 등 사회 전반의 감성과 풍경들을 담고 있는 예술분야라 생각된다. 이러한 생각을 품게 한 인물이 바로 청주에서 활동 중인 운향 지숙자 문인화가다. 오랜 교직생활을 마치고 문인화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숙자 작가는 “문인화는 지식과 교육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다. 그 결과로 동시대 사람들의 감성과 인식력, 지적 능력을 함께 향상시키며 문화적 발전을 이뤄왔다”고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 [사진 = 운향 지숙자 문인화가]

가을의 정점에서 만나게 된 문인화
가을이 깊어가던 지난달 5일부터 18일까지 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에선 운향 지숙자 개인전 ‘붓질 묵향화에 새긴 혼’이 성황리에 열렸다. 그간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 부문 초대작가이자 심사위원인 지숙자 문인화가를 통해, 또한 몇 해간 바라본 문인화를 통하여 기자는 과거에 살던 이들이 어떻게 문화와 지식을 학습해왔는지, 또한 어떻게 문화를 발전시키고 미래를 계획해왔는지 짐작해볼 수 있었다. 이번 개인전에 소개된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기존 지숙자 문인화가의 시그니처 소재인 ‘게’를 활용한 작품부터 자연의 아름다움, 계절의 변화를 표현해낸 작품들까지 이번 오창전시에서 모두 감상해볼 수 있었다. 한편, 문인화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는 우리나라의 주요 유산임이 틀림없다. 단순히 취미활동을 떠나,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 그리고 더욱 많은 지식을 획득함으로써 문인화를 그리는 이나 접하는 이 모두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것이다. 우리가 문인화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문화적 발전과 학습을 추구해야하는 확실한 이유다. 이러한 소명의식을 갖고 팔순의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 중인 지숙자 문인화가의 작가관은 다음 작가노트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 작가의 작가노트 일부를 이번 기획 지면에 공개한다.
“조용진의 동양화 읽는 법에 보면 지필묵(紙筆墨)이 동양화의 여러 우의적 특성을 만들었다는 공적(功績) 때문에 한국동양화에 규정적 요소로도 작용했음이라. 화육법(畵六法)은 기운생동, 골법용필, 수류부채, 경영위치, 전이모사가 있다. 그만큼 6법 중 기운생동과 골법용필을 중요시했다 한다. 먹이 중요한 색료의 하나인 것은 유현(幽玄)한 색깔과 묵유오채(墨有五彩) 함축적 의미 탓도 있다. 먹과 붓은 농담을 내는 데에 있어서 어떤 도구의 추종도 불허한다. 이 먹은 모필과 화선지를 통하여서 비로소 먹으로서의 특성을 최대한 발휘할 때 거기서 오묘한 묵향이 나온다. 이 단 한번에 쓰고 그리는 단 붓질은 예술 전체적 이념보다는 개성을, 기복성 보다는 조형성의 전제가 발휘 되어야 하겠다. 작가 자신의 충돌이 아닌 즐겨서 먹물 자체의 흐름과 질감을 무게감 있게 쳐서 중후한 멋과 자유로움 속에 기이한 형상을 볼 수 있도록 거침없는 유희로 마음껏 불질 해 본다. 강렬하고 속도감 있는 선이 지나가면서 자연을 나름대로 치다보면 위험한 유희인 듯 붓질사이가 뭉개지고 풀어지는 비백 선으로 만끽할 때 강약에서 나오는 먹의 흐름에서 단 붓질의 막힘이 없는 무애를 보여주고 싶다.”. 

   
▲ [사진 = 운향 지숙자 문인화가]

지숙자 문인화가의 작품은 일필휘지의 발묵 표현으로 좀 더 자신감 있고 빠르며 활기찬 붓질의 운동감으로 조형성을 강조한 스토리텔링 작품이라는 점에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문인화만이 발휘할 수 있는 오행기운이 담긴 작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기 위해 지금도 노년의 작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덧붙여 기자가 직접 충북 오창을 찾아 전시회를 취재하면서, 한창 문인화그리기에 열중하고 있을 문하생들을 비롯, 현직 문인화가들이 참고하면 더욱 좋을 전시회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이번 개인전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지숙자 문인화가와 어릴 적부터 인연을 맺은 오랜 친구들이 실로 오랜만에 전시회를 통해 한 자리에 모였다는 점이다. 그 중의 누군가는 이 수많은 작품들을 완성해내기 위해, 적지 않은 나이에도 고생 했을 친구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모두가 젊고 푸르렀던 그 시절을 돌아보고 추억하며, 오랜 동무의 문인화 그림을 감상하는 그들의 모습 또한 매우 기억에 남고 아름다웠다. 쾌청한 가을의 아름다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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