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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작가‘무의미로의 회귀’展
김봉석 기자  |  gonskb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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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03  15: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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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연 작가‘무의미로의 회귀’展

회화는 오랫동안 추구해왔던 환영주의로부터 해방되어 회화의 본질인 평면으로 꾸준히 환원되어 왔다.

특히 현대미술에서 캔버스는 물감을 칠하기 위한 바탕재의 역할에서 벗어나 회화를 위한 기본 재료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김서연의 캔버스 또한 무언가를 칠하고 덧붙이는 표면의 의미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오려지고 뚫어지는 과정으로 이제 캔버스는 2차원 평면이 아닌 현실의 공간을 그대로 드러내며 다양한 표현가능성을 제시한다.

작가는 캔버스를 조각내는 어쩌면 무의미해 보이는 순간들에서 오히려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한 조각씩 바닥에 떨어질 때마다 작가의 시간 그리고 무수히 많은 생각들이 달라붙는다.

이처럼 무의미한 순간은 소용돌이와 같이 휘몰아치는 감정들을 보듬을 수 있는 잠깐의 멈춤, 휴식 그리고 사유이다. 역설적이게도 의미는 무의미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오려내는 행위는 캔버스의 한계를 깨뜨리며 표면에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칼을 대는 순간부터 기존의 회화가 보여주던 형태와 공간이라는 범주를 넘어서서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내부와 외부라는 물리적 경계에 대한 개념을 깨뜨림으로써 회화가 가진 2차원이라는 한계를 넘어 3차원의 공간까지 창조하는 것이다.

오리는 행위만큼 오려내어진 빈 공간 또한 김서연 작품의 중심대상이다. 비어있는 공간이라는 비물질적 요소가 회화의 조형요소가 될 수 있음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작업의 핵심적인 미학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제 캔버스의 표면은 빛과 어둠, 비움과 채움,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면이 된다. 그리고 하나 둘 떨어져나가는 표면은 이러한 경계를 무너뜨린다.

김서연의 작품에서 캔버스는 그 자체가 오브제가 되고 스스로 독립적인 존재성을 획득한다. 표면을 조각함으로써 물리적 공간과 이미지의 공간 사이에서 인식의 교차를 일으키고 현실의 재인식을 유도한다.

이로써 드러나는 2차원과 3차원의 통합적 표현은 환영과 실재의 경계 허물기를 보여주며, 결국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통한 현상학적 경험을 이끌어낸다.

작가에게 무의미한 순간들은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인 요소이지만 캔버스를 오려냄으로써 이를 실체화하고 형이상학적인 의미의 공간을 창조한다. 하찮고 의미 없다는 것은 어쩌면 존재의 진정한 본질일지도 모른다.

무의미는 그 자체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으며 절대적으로 인정해야 할 아름다운 존재이다. 김서연이 캔버스를 조각하면서 추구하는 무의미로의 회귀는 삶이 가진 숨은 의미를 찾기 위한 기나긴 여정이다.

이미지로써의 회화가 아닌 실존하는 회화를 경험하며 무의미한 것으로부터 의미를 찾는 과정은 우리 스스로를 새로이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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