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낙효 화백

독특한 입체기법으로 한국의 이미지를 작품에 담다
1947년 밀양의 어느 시골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백낙효 화백은 어릴 때부터 그림에 소질을 보였다. 고3때 밀양문화제 최고상인 교남예술상을 받은 그는 더욱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해 미대에 진학하게 된다.

미대 3학년 때 광복동 문 다방에서 소품 서른 점으로 첫 번째 유화작품전을 가진 그는 이후 본격 미술가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백 화백은 자신의 창작 활동이 마치 “생존을 위한 몸부림과도 같은 것”이었다고 회술 했다. 중·고등 교사로 재직하면서 휴일이나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해야만 했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가 창작 활동에 그토록 몰두했던 것은 자기 언어를 찾기 위한 치열한 탐구의 여정이었으며,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개척하기 위한 작가정신의 발로였기 때문이다.

우주의 진리, 삶의 본질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끊임없이 수행하는 작가로 불리기도 하는 그의 작품세계가 다다른 곳은 ‘한국의 이미지’를 대주제로 한 독특한 릴리프 기법의 회화였다.

그는 우리나라 전통문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인동문, 나비, 박쥐, 잉어, 꽃과 화병, 도깨비 망량신, 비운문 등을 아웃라인을 부조 형식으로 1~2mm 정도 돌출시켜 입체성을 살린 기법으로 표현해냈다.

특히 그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잉어는 성불을 위해 수행하는 보살을 상징화한 것이자 어룡(魚龍)으로서 부귀와 출세를 상징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나비와 박쥐는 조선시대 내방기물과 가구 장식 등에 많이 사용된 문양으로 부부화합, 사랑, 금슬과 부귀, 다남을 나타낸다.

백 화백은 복과 부귀를 기원하는 이러한 문양에 우주의 형이상학적 구조에 대한 깊은 고찰과 철학을 담아냄으로써 중생을 제도하고 극락정토를 만들고자 하는 불가의 진리를 표현해내고 있다.

혼탁한 세상을 일깨우는 한 줄기 맑은 정신
1974년부터 부산지역 화가들의 모임인 군록회 회원으로 활동해온 백 화백은 7회의 개인전을 포함해 2인전·4인전 등 다양한 전시회 개최와 미술제 작품 출품 등으로 꾸준히 미술 활동을 이어왔다.

그의 독특한 작품세계는 미술계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한국미술대상전과 부산미술대전 입선, ‘2016 대한민국 문화예술 대상’과 '2016 대한민국 의정 & 코리아파워 리더 문화예술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그는 36년 간 교육계에 몸 담으며 후학 양성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교육감 표창, 교육부장관 표창, 녹조근정훈장 수훈, 30년 교육공로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백 화백은 현재 용과 꽃을 소재로 한 작품을 구상 중에 있으며, 이 외에도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를 상징하는 새로운 소재를 엄선하여 8번째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미국아트페어, 북경아트페어 등 세계 무대에 작품을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

백 화백은 “저는 그림 자체를 인생의 목표로 삼기보다는, 더 소중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진정한 인생의 가치 있는 목표란 수련과 공부를 통한 자기발견, 자기완성의 깨달음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자신의 마음 속 바른 생각과 수행은 주변의 기운을 맑게 정화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즉 예술을 창조한다는 것은 가장 고귀한 수행의 길이며, 세상을 맑아지게 하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라고 설명하며, 자신의 작품을 접하는 대중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순화되기를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흔히 예술 작품에는 작가의 혼이 깃든다고 말한다. 예술이라는 자체가 작가의 자화상이자, 작가정신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흙탕물이 되어가는 세상 속에서도 한 줄기 맑은 기운을 흘려보내고 있는 그의 작품세계가 더 많은 이들에게 깨달음과 성찰의 시간을 선물할 수 있기를 바란다.

월간 파워코리아 6월 지면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