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요일의 여행, 김민철 지음, 북라이프

최근, 카피라이터로 활동한 김민철의 산문집 ‘모든 요일의 여행’이 출간되었다.
문구 하나하나를 고민하며 세심한 작업을 요하는 카피라이터의 특성이 잘 묻어나듯, 산문집 ‘모든 요일의 여행’은 모든 문체가 담백하고 솔직한 편이다. 또한, 전작 ‘모든 요일의 기록’을 넘어 훨씬 자유스럽고 개인적인 일상이 잘 담겨져 있기에 전혀 부담스럽지가 않다.

산문집의 주요 키워드인 ‘여행’을 말하며, 저자는 ‘여행’ 자체가 오롯이 나로부터 시작되는 선택이며 느린 걸음임을 강조한다. 현대사회를 살며 완벽함으로부터 길들여졌던 우리 자신을 좀 더 자유롭게 놓아주고자 선택한 해답이 여행이라면 그 짧은 시간을 아주 오래, 천천히 음미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그토록 기다려왔던 여름휴가를 떠난 당신은 지금 어떠한가. 극도로 발달한 SNS 시대에 그 순간마저 혼자 즐기지 못한 채, 주섬주섬 스마트폰의 카메라 버튼부터 누르고 있지 않은가. ‘좋아요’ 버튼을 찾고 있지 않은가. 나는 지금 어디에 있다는 것을 지인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은 아닌가. 진정 아무 것도 하지 않음을, 풍경을, 공기를 만끽할 용기는 정말 없는 것인지를 이 산문집은 묻고 있다.

‘스물일곱 시간이 걸려 도착한 도시였고, 그게 하필 파리였고, 마침 도착한 시간이 이른 아침이었고, 그 날이 하필 프랑스 혁명 기념일이었고, 그렇다면 에펠탑에서 불꽃놀이가 있을 테고, 파리와 에펠탑과 불꽃이라니! 결국 나는 또 욕심을 내고 있었던 것이다.’

다람쥐 쳇바퀴 안에서 과감한 탈출을 시도하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취향과 시선부터 돌아보기를 저자는 권하고 있다.